애플도 지난달 말 1주를 4주로 액면분할했다. 창업 이후 벌써 5번째다. 현 주가가 400달러 이상인데 분할 후엔 100달러(약 12만원)에 살 수 있다. 2014년 6월 4번째 액면분할 당시 애플 주가는 90달러 초반이었다. 6년 만에 4배 넘게 뛰었다. 주목할 것은 매번 주가가 급등해 개인투자자들이 애플 주식을 쉽게 사지 못할 때마다 액면분할이 이뤄졌다는 점이다. 분할 이후 거래수요 증가로 주가는 늘 상승세였다.
한국에서도 종종 액면분할이 이뤄진다. 아모레퍼시픽은 2015년 10대 1로 액면을 분할했고, 롯데칠성은 지난해 5월 10대 1로 분할했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2018년 5월에 50대 1, 곧 액면가 5000원을 100원으로 낮추는 액면분할을 단행했다. 한국 증시에서 액면 분할이 해당 기업의 주가 상승에 기여했는지는 불분명하다. 다만 삼성전자의 경우 분할 전 주당 수백만원을 웃돌던 주가가 지금은 5만9000원(12일 종가) 수준으로 내려왔다. 이 덕에 이른바 동학개미들이 코로나 사태가 터진 뒤 삼성전자 주식을 집중 매입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기업 수익을 더 많은 주주들과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액면분할은 분명 장점이 있어 보인다.
증시는 기업과 투자자가 호흡하는 장소다. 주주 환원과 투자 저변 확대를 위해 액면분할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인식 전환이 필요할 때가 아닌가 한다. 요즘 투자자들은 국내, 해외 기업을 가리지 않고 알짜기업에 투자한다. 테슬라와 애플의 액면분할 정책이 한국 증시에 주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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