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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산 "재실사 전제" vs. 금호산업 "거래종결 수순"

김영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12 17:53

수정 2020.08.12 19:55

양사 대면협의 성사됐지만 시기·방식 놓고 입장 팽팽
실제 거래 성사여부 불투명
금호산업과 산업은행 등 아시아나항공 주채권단이 HDC현대산업개발에 통보한 거래종결 시한인 11일이 지났다. 금호산업과 현산 대표이사간 대면협의가 극적으로 성사되면서 당장 '노딜(거래무산)' 가능성은 크지 않은 상황이지만 양측의 입장차가 커 실제 거래가 성사될지는 불투명하다는 분석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과 현산은 현재 실무자간 접촉을 통해 양측 대표이사간 대면협의 일정을 조율중이다. 다만 시기와 방법 등에 있어서 양측의 입장이 팽팽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산업은 실무진 선에서 협상의 주제와 내용을 검토하고 협의한 뒤에 안건으로 정리해 최고경영자(CEO) 협상 테이블에 올려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현산은 별도의 조율 없이 대표이사 만남을 갖자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당초 금호산업은 지난 11일까지 현산이 거래종결을 하지 않으면 12일 이후로는 언제든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통보했다.
아시아나항공 주채권은행인 산은도 이에 동의하면서 12일 바로 금호산업이 노딜을 선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다 최근 현산이 금호산업에 제안한 대표이사간 대면협의를 금호산업이 받아들이면서 당분간 노딜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대면협의를 통해 양측이 입장차를 좁힐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현산은 대면협의를 제안하면서 '재실사를 전제로한 대면협의'를 내세웠다. 금호산업은 대면협의를 수락하면서 '거래종결을 위한 대면협상'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양측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는 셈이다.

지난달 금호산업이 8월 11일까지 인수계약을 종결하지 않으면 12일부터 계약 해제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내용증명을 보내자 현산은 거래 선행조건이 완료되지 않았다며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 등에 대한 3개월간의 재실사를 요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항공산업 실적이 직격탄을 맞았고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상황이 지난해 12월 계약 당시와 크게 달라졌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금호산업은 현산이 문제삼고 있는 내용들에 대해 이미 수차례 설명을 한 만큼 재실사는 불필요하다며 거래종결을 위한 대면협의를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이 때문에 현산의 대면협의 제안이 계약 해제에 따른 책임을 피하기 위한 명분 쌓기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다만 금호산업과 현산이 대면협상에서 극적 타결을 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CEO간 대면협의를 통해서도 딜이 무산된다면 금호산업과 현산 양측 모두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재실사를 하되 범위와 기간을 대폭 줄이는 등의 형태로 재실사가 진행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대면협상의 시기나 방식 등이 모두 불투명한 상황으로 보인다"면서 "대표이사간 만남에서도 뚜렷한 해법이 나오지 않을 경우 금호산업과 현산 모두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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