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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난 나라곳간, 가계·기업은 대출잔치…'빚공화국'

연지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12 18:23

수정 2020.08.12 19:45

집 사고 전셋값 내고… 7월 가계대출 최대폭 증가
기업대출 8兆 넘게 급증… 6兆가 中企
재정 펑펑 쓴 정부… 국가부채 우려 확산
구멍난 나라곳간, 가계·기업은 대출잔치…'빚공화국'
우리 경제의 3주체(정부, 가계, 기업)가 한꺼번에 사상 최악의 '빚잔치'를 벌이고 있다. 자칫 우리나라가 하루아침에 '빚공화국'으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 우리 정부가 올 상반기에만 사상 최대치인 111조원의 재정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가계대출과 기업대출도 각각 100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올 상반기에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정부의 재정지출이 밑 빠진 독에 물붓기 식으로 빠져나간데다, 가계는 주택 매매와 전세계약을 위해 대출을 늘렸고 기업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대출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탓이다.

가계대출, 1000조원 육박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7월 중 금융시장동향'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936조5000억원으로 6월 말보다 7조6000억원 증가했다. 전달 8조원대로 증가했다.
7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폭을 기록했다. 특히 전세대출 증가가 두드러졌다. 전세대출 증가액은 6월 2조5000억원에서 7월 2조7000억원으로 2000억원 늘었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잔액 689조8000억원)도 한달 사이 4조원 늘었다. 주택 전세·매매 관련 자금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6·17 대책 전후 분양과 주택 매매가 많아 계약금 납부 등의 수요는 많았다는 것. 가계 기타대출(잔액 245조6000억원)의 경우 3조7000억원 늘어났다. 윤옥자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과장은 "아파트 매매거래 확대와 전셋값 상승이 지속되면서 7월 기준 가계대출 증가치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며 "임대차 3법 시행 등 추후 주택시장 동향과 매매·분양·전세 시장 상황에 따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업빚, 한달 새 8.4조 치솟아


기업의 대출도 급증세다. 기업 대출은 7월 말 기준 잔액이 955조1000억원이다. 이는 6월 말보다 8조4000억원 늘어난 금액이다. 지난 2009년 6월 통계 속보 이후 7월기준 최대 증가액이다. 중소기업 중심으로 대출이 늘어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의 7월 증가액은 각각 6조4000억원, 2조6000억원으로 대기업(1조9000억원)에 비해 많았다. 구본성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저금리로 조달비용이 줄고 코로나 위기에 대응한 예비적 자금수요는 늘었다"며 "기업들의 재무안정성을 위한 유동성 확보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3차례 추경에 111조원 구멍


정부의 재정은 더욱 심각하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재정지출은 늘어난 반면 세금은 작년보다 덜 걷히면서 올해 상반기 재정적자가 역대 최대인 111조원에 달했다. 올 상반기에 정부가 3회에 걸친 추가경정예산(총 59조원 규모)을 편성하면서 지출이 늘었지만, 경기 악화로 세수는 감소한 결과다.
지난 11일 기획재정부가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 8월호'에 따르면 올해 1∼6월 총수입(226조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조1000억원 줄고 총지출(316조원)은 31조4000억원 증가했다. 한편, 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GDP 대비 정부 부채는 올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정부 지출이 급격히 늘면서 오는 2023년에 48%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의 GDP 대비 정부 부채는 지난 2015년 40.8%, 2016년 41.2%, 2017년, 40.1%, 2018년 40.1% 등이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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