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사설

[fn사설] 지지율 1위 통합당, 담대한 변화로 가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13 17:36

수정 2020.08.13 17:43

창당 이후 처음 민주 앞서
합리적 대안 제시가 필수
미래통합당이 올 2월 창당 후 처음으로 지지도에서 더불어민주당을 앞섰다. 13일 리얼미터 조사에서 통합당 지지도는 36.5%로 민주당(33.4%)을 3.1%포인트 앞섰다. 오차범위(±2.5%포인트)를 넘어섰다. 직전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0.5%포인트) 내로 민주당을 바짝 추격하더니 단박에 앞질렀다. 통합당은 전국 대부분에서 지지도가 골고루 올랐다. 무엇보다 중도층에서 통합당(39.6%)이 민주당(30.8%)을 훌쩍 앞섰다.


통합당은 4·15 총선 참패 이후 기를 펴지 못했다. 하지만 김종인 비대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체제가 출범한 뒤 서서히 자리를 잡아갔다. 당내 강경파의 장외투쟁 요구를 받아들이는 대신 장내투쟁 전략을 구사한 게 주효했다.

대표작이 '윤희숙 효과'다.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실책을 상식선에서 비판한 게 폭넓은 공감을 불렀다.

통합당은 이날 반성문 형식의 총선 백서를 냈다. 동시에 미래에 대한 비전을 담은 정강정책을 새로 내놨다. 정강정책에는 김 비대위원장이 제안한 기본소득과 경제민주화 구상 등이 담겼다. 기본소득의 적절성 여부를 떠나 보수 통합당이 기본소득을 핵심정책으로 제시한 것은 예전 같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지지층의 외연을 중도층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본소득 논의는 긍정적이다. 다만 사회안전망이 숭숭 구멍 뚫린 현실에서 기본소득을 어떻게 복지에 접목할지는 통합당이 풀어야 할 숙제다.

그럴 리야 없겠지만, 지지율이 민주당을 앞섰다고 긴장을 풀어선 안된다. 지난 2004년 한나라당(통합당 전신)의 천막당사 시절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당시 차떼기 사건으로 지지도가 바닥을 쳤지만 서울 여의도 공터에 천막당사를 꾸리고 오로지 국민만을 바라본 결과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의 독주를 막을 수 있었다.

당장 유권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통합당표 부동산 해법을 내놓기 바란다. 10대 정책에서 "살고 싶은 곳에 충분한 주택을 공급한다"고 했는데, 이것만으로 부족하다. 구체적인 대안이 나와야 한다. 상대방 실책으로 얻는 인기는 휘발유처럼 금방 증발한다. 스스로 대안을 내놓아야 100점이다. 이렇게 얻는 인기는 오래간다.
짧게는 내년 봄 서울·부산시장 재보선, 길게는 2022년 봄 대선 일정이 잡혀 있다. 보수는 보수(補修)라야 산다.
미래통합당이 담대한 변화로 한국 보수당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길 바란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