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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 국내 유일의 제주 세계자연유산, 문화를 더하다

좌승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17 15:10

수정 2021.05.04 12:42

김태욱 2020 제주 세계유산축전 총감독

문화재청 공모사업…9월4~20일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 주제’로 진행
자연의 숨결 오롯이 살아있는 휴식과 치유의 공간…제주 브랜드 가치↑


김태욱 2020 제주 세계유산축전 총감독
김태욱 2020 제주 세계유산축전 총감독


[제주=좌승훈 기자] 세계자연유산을 품고 있는 제주에서 9월4일부터 20일까지 17일 동안 세계유산축전이 펼쳐진다. 국내 세계유산 14건 중 자연유산은 제주가 유일하다. 2007년 7월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인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성산일출봉 응회구 ▷거문오름 용암 동굴계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됐다. 제주도 전체 면적의 약 10%를 차지한다.

■ ‘세계자연유산, 제주’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 알리는 계기로

세계유산축전’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국내 세계유산의 가치와 의미를 널리 알리기 위해 문화재청이 올해부터 새롭게 추진하는 공모사업이다. 경북 안동 하회마을(7월 31일~8월 17일)과 경북 경주 대릉원(8월 19일~30일)에 이어 제주에선 성산 일출봉(9월 4일~13일)과 제주 거문오름·세계자연유산센터(9월 14일~20일)에서 펼쳐진다.


세계유산축전-제주편 기획연출을 맡은 김태욱 총감독(46)은 “세계자연유산 제주가 이번 축전을 통해 전혀 다른 개념으로 국민에게 다가간다”고 밝혔다. 무엇보다도 ‘제주화산섬과 용암동굴’을 주제로 상징성을 재조명하고, 보존의 가치와 유산의 창출이라는 방향성을 제시하는데 주안을 뒀다. 이에 따라 1만년 전 모습을 고이 간직한 거문오름 용암 동굴계 미공개 동굴(벵뒤굴·김녕굴·용천굴·당처물굴)이 축전 기간 중 특별 공개되고, 세계자연유산의 활용가치를 돌아보는 색다른 시도가 이뤄진다.

'불의 숨길, 만년의 시간을 걷다' 트레킹 코스
'불의 숨길, 만년의 시간을 걷다' 트레킹 코스

■ “제주의 속살을 탐하다”…미공개 동굴 비경도 제한적 공개

김 감독은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2018 평창 문화올림픽’ 총연출을 맡아 ‘평화올림픽’의 메시지를 담아냈다. 앞서 올림픽 G-2년 기념행사와 G-1년, G-200일 공식기념행사 등을 연출했다. 지난해 제주에서 열린 ‘2019 대한민국 문화의 달’ 행사 때도 총감독을 맡았었다. 제주시 영평동 출신으로 제주대를 졸업한 후, 중앙대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에서 문화비즈니스를 전공했다.

김 감독은 “하나 뿐인 세계자연유산 제주의 가치를 공유하고, 참가자들이 직접 체험함으로써, 모두가 세계 자연유산 제주 지킴이가 될 수 있게 축전을 준비할 것”이라며 “특히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생태·문화관광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축전의 선례를 나가겠다”고 말했다.

축전 행사 프로그램은 세계자연유산의 가치와 보존을 위한 ‘가치 확산 프로그램’ 6종과 ‘가치 향유 프로그램’ 8종을 기본으로 한다.

■ 용암 흐름 따라 ‘만년의 시간을 걷다-불의 숨길’ 코스 개발

하이라이트는 ‘불의 숨길-만년의 시간을 걷다’ 프로그램이다. 거문오름에서 시작된 용암의 흐름을 따라 특별히 개발된 트래킹 코스다. 조천읍 선흘리에 있는 세계유산센터를 출발해 벵뒤굴-웃산전굴-용암교 협곡-북오름굴-대림굴-만장굴-김녕굴-용천굴-당처물굴을 지나 구좌읍 월정리밭담과 해안으로 이어지는 총 21㎞ 구간이다.

김 감독은 이 길을 자연의 불덩이가 살아 움직이면서 시간과 연결되고 사람과 하나가 되는 ‘숨결의 길’이라는 뜻에서 ‘불의 숨길’이라고 명명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지난 2월 2020 세계유산축전 총감독에 김태욱 연출가를 위촉하고, 원희룡 도지사로부터 위촉장을 전달받아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지난 2월 2020 세계유산축전 총감독에 김태욱 연출가를 위촉하고, 원희룡 도지사로부터 위촉장을 전달받아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김 감독은 그동안 세계자연유산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문화프로그램도 잇달아 내놨다. ‘불의 숨길 아트 프로젝트’과 ‘만장굴 아트 프로젝트’는 자연유산이 주는 가치를 예술적 관점에서 해석해 제주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하고자 했다. 또 성산일출봉과 바다를 배경으로 제주의 자연에 깃든 신화와 사람의 이야기를 담아낸 대형 실경공연도 마련했다. 뿐만 아니라, 제주의 유산마을(성산리·덕천리·선흘1리·선흘2리·행원리·김녕리·월정리)의 숨겨진 옛 이야기와 생활문화·음식도 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어우러진다. 밤에는 제주의 신들이 깨어나는 의미를 표현한 특별한 볼거리도 선보인다.


■ 축전이 된 세계유산…포스트코로나 생태관광 새 방향 제시

김 감독은 “자연유산은 한번 훼손되면 복구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보존만 하면 그 가치를 제대로 알 수도 없다”면서 “탑방 인원을 엄격하게 제한하더라도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자연유산의 가치를 일부에게나마 공유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날것의 느낌을 그대로 살린 프로그램은 물론 가족단위 방문객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며 “코로나19에 지친 이들을 보듬는 동시에, 자연과 함께 살고 있는 인간에 대해 고찰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제주 2020 세계유산축전이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정례적으로 펼쳐져 세계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알리는 국민축전이자, 세계 유일의 세계자연유산축전으로 자리를 잡았으면 한다“는 바람도 피력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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