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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노우] 나쁜 기억이 좋은 기억보다 강렬한 과학적 이유

이지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20 07:35

수정 2020.08.27 09:40

나쁜 기억이 유독 강하게 남는 이유.. ‘기억의 동기화’ 때문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치료법 개발 노력중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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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나쁜 기억이 강하게 오래 남는 이유는 무엇일까?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콜럼비아대학교 르네 헨(René Hen) 신경과학 교수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이를 밝혀냈다.

헨 교수에 의하면 사람의 뇌는 모든 것을 기억할 수 없어 생존에 꼭 필요한 정보를 우선적으로 기억한다.

이때 뇌는 위기나 두려움을 매우 중요한 정보로 여기고, 장기기억으로 저장해서 과거의 위기를 반복하지 않도록 미리 주의한다.

■ 나쁜 기억이 유독 강하게 남는 이유.. ‘기억의 동기화’ 때문

연구팀은 실험용 쥐를 새롭고 무서운 환경에 두고 쥐의 뇌 속 해마 뉴런의 활동을 기록했다.

해마 뉴런은 뇌의 다른 부위로 신호를 전달하는 신경 섬유다.

해마 뉴런은 쥐가 처한 무서운 상황에 대한 정보를 곧장 뇌의 장기기억 저장 장치인 편도체로 전달했다.


하루 뒤, 연구팀은 쥐가 최초로 겪은 무서운 경험과 비슷한 환경에서 쥐의 해마 뉴런 활동을 관찰했다.

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쥐의 뇌 속 모든 해마 뉴런들이 과거의 기억과 동기화 된 것을 발견했다.

해마 뉴런들이 전달하는 정보와 과거의 기억이 일치했다는 뜻이다.

연구원 히메네즈(Jimenez)는 이를 ‘기억의 동기화’라고 표현했고, 기억의 동기화가 좋지 않은 기억이 길고 강하게 남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치료법 개발 노력중

헨 교수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환자들이 과거의 기억과 조금이라도 유사한 상황에 노출될 때마다 해마 뉴런들은 과거 기억과 매우 강하게 동기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억의 동기화가 강해질수록 좋지 않은 기억을 잊는 것이 더욱 힘들어진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치료하기 어려운 것도 이 때문이다.

뉴로사이언스뉴스닷컴에 따르면 많은 의학 전문가들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치료법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전문가들은 기억 동기화의 시점과 원인을 알아내면 이를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omzuni@fnnews.com 이지윤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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