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공원으로 창업센터로… 안쓰는 철길, 주민 품에 돌아오다 [철도시설공단, 지역경제 살리기 앞장]

김원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20 17:07

수정 2020.08.20 21:37

폐선부지·복합역사 개발로 재정 기여
경의선 숲길공원·공덕역 연계해 개발
수서역 철도부지는 랜드마크 재탄생
안산선 고잔역은 스타트업 요람으로
서울 용산~가좌구간 철도지하화로 유휴공간이 된 경의선 윗 부분에 조성한 숲길공원.
서울 용산~가좌구간 철도지하화로 유휴공간이 된 경의선 윗 부분에 조성한 숲길공원.
부산 해운대 인근인 동해남부선 미포~송정 폐선구간에 조성된 블루라인파크 '스카이캡슐' 모습.
부산 해운대 인근인 동해남부선 미포~송정 폐선구간에 조성된 블루라인파크 '스카이캡슐' 모습.
【파이낸셜뉴스 대전=김원준 기자】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철도자산을 활용한 지역친화적 철도시설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국민체감형 공익 철도시설을 빠르게 확대해 가고 있다. 폐선부지 민간 개발사업을 통한 점용료 수익 확보로 국가재정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복합역사개발 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복합역사·폐선 개발, 시민사회 참여


공단은 철도역사 상부에 호텔·오피스텔 등 복합상업시설을 개발하는 사업을 추진중이다.

경의선의 경우 철도 지하화로 빈터가 된 상부 구간(용산~가좌) 활용을 위해 서울시와 공원화사업을 진행중이다. 경의선 숲길 공원 사업은 지상부에 남겨진 유휴부지를 어떻게 지역 주민들에게 돌려줄 것인가에 대한 공단의 고민에서 시작됐다. 이는 '경의선 폐선철도 부활 프로젝트'로 현실화됐다.
이 프로젝트는 폐선부지 공원화와 자전거도로 조성에 그치지 않고, 공덕역, 홍대입구역 등 지하역 상부에 호텔, 컨벤션센터, 백화점 등 복합시설을 개발, 개발과 환경이 조화를 이루게 했다. 총 164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홍대입구역 복합시설 개발사업은 2018년 8월부터 운영 중이다. 공덕역 복합시설 개발사업은 1825억원이 투자돼 390실을 갖춘 24층 규모의 호텔, 컨벤션 및 상가로, 지난 2017년 1월 준공됐다.

아울러 공단은 폐선·폐역을 관광지화하는 사업도 벌이고 있다. 옛 경춘선 철도시설 개발사업은 김유정~가평군 읍내리 20㎞구간에 민간사업자를 유치해 개발했다. 이 구간은 경춘선 복선전철화로 폐선된 옛 경춘선 구간의 수려한 북한강 경관을 활용했다. 동해남부선 미포~송정 구간(4.8km) 폐선부지 개발사업은 지역주민과 시민사회가 개발계획 수립에 참여했다. 이 구간에는 폐선의 정취와 해운대의 아름다운 해변 경관을 즐길 수 있는 해변열차, 스카이캡슐 등의 체험·편의시설이 조성됐다. 다음달 영업개시 예정이다.

복합환승센터로 랜드마크 조성


공단은 국유철도부지(역·주차장·광장)를 활용한 역사개발에서 벗어나 역과 주변지역(국유철도부지 및 사유지)을 포함한 도시개발형태의 역세권 개발사업도 추진 중이다. 수서역은 3호선, 분당선, SRT가 운행 중이며, 향후 GTX(건설중), 수서∼광주(기본계획중) 철도건설 예정으로 5개 철도가 교차하는 교통의 결절점. 이 곳에는 철도와 연계한 업무·상업·주거 기능의 개발 필요성이 높아 현재 역세권 개발이 진행중이다.

공단은 SRT 수서역의 주차장, 광장 등을 활용해 환승시설과 상업, 업무, 숙박 등 민자 복합개발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수서역세권개발이 완료되면 수서역은 서울역, 용산역과 더불어 중앙역 위상에 걸맞는 역할을 하게된다.

이와 함께 공단은 주요 고속철도역에 KTX와 지하철, 버스(광역), 택시 등의 교통수단간 원활한 연계및 환승, 상업, 업무 등을 지원하는 복합환승센터 개발사업도 추진중이다. 대표 사업은 수서역복합환승센터 개발사업. 이 곳에는 철도와 다른 교통수단간 환승체계가 구축되고 지원시설(판매·업무·숙박·문화집회 등)의 고밀도 복합개발을 통해 대중교통 랜드마크가 조성된다. 울산역복합환승센터는 지난 2010년 국토교통부 복합환승센터 시범사업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유휴부지에 어린이집·창업공간 제공


공단은 지난 2015년부터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철도 유휴부지 활용사업'을 펼쳐 현재 26개 사업을 추진중다.

현재까지 이 사업을 통해 지역사회에 제공된 면적은 여의도의 약1.5배(439만㎡)에 달한다. 공단은 매표와 열차탑승 공간으로만 사용됐던 철도역사와 도시의 잠재적 가치공간인 교량하부 활용을 위한 사업도 펼치고 있다.

우선 철도로 출퇴근하는 맞벌이 부부가 이용할 수 있는 철도 어린이집을 조성했다. 지난해 3월 국내 최초로 경춘선 평내호평역에 조성된 어린이집은 남양주시와 협력해 시립어린이집으로 운영,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낮추고 맞벌이 부부의 육아부담을 덜어줬다. 이 사업은 행정안전부 주관 '2019년 공공서비스혁신 우수사례' 장관상 수상과 '정부혁신 10대 사례'에 선정됐다.

또한 고가하부에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과 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진난해 7월 안산선 고잔역에 스테이션(Station)-G를 오픈했다. 여기에는 13개 업체 및 40명의 청년창업가가 입주, '유니콘기업'의 꿈을 키우고 있다. 또 안산시 청년예술인 공방인 스테이션-A, 춘천시 핸드메이드 창업공간인 '헬로(HELLO)! P6' 등 창업플랫폼을 추가로 조성했다. 국내 최초 고가하부 창업 플랫폼인 Station-G 사업은 인사혁신처 주관 '2019년 적극행정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공단은 2022년까지 전국 주요역에 창업·벤처 사무·회의공간인 'KR스타트업라운지' 5곳과 철도어린이집 3곳을 추가 조성 예정이다.


쇠퇴하던 옛 도심 경쟁력 업


공단은 지역주민과 지자체에 필요한 사업을 발굴하고 사업계획수립단계부터 상생협력체계를 구축·운영하는 등을 통해 국민체감형 편의시설을 조성하고 있다. 이에 따라 쇠퇴하던 옛 도심이 지역명소로 탈바꿈한 것은 물론, 주민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높이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김상균 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은 "앞으로도 철도자산 개발이 지역주민의 편의 증진과 민생·지역경제 활성화로 연계되고, 일자리 문제 등 주요 사회적 이슈·문제도 해결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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