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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증상 완화 아닌… 원인 없애는 치료제 개발 속도" [제12회 서울국제신약포럼]

최용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20 17:48

수정 2020.08.20 17:49

묵인희 치매극복연구개발 사업단장 기조강연
2030년 국내 치매환자 127만명
치료기술 연구 등에 2000억 투입
치매환자 증가속도 50%로 낮출것
산·학·연 공동연구로 효율성 높여야
"치매 증상 완화 아닌… 원인 없애는 치료제 개발 속도" [제12회 서울국제신약포럼]
"8월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이 출범했다. 치매발병을 5년 지연하고, 연간 치매환자 증가속도를 50% 줄이려 한다. 국민이 원하는 치매 원인치료제 개발도 목표다."

묵인희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사업단) 단장(서울대 의대 교수)은 파이낸셜뉴스와 한국화학연구원이 20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공동주최한 제12회 서울국제신약포럼에서 '치매 극복 가능한가? 치료제 개발의 현황과 미래'를 주제로 기조강연했다. 묵 단장은 지난 2일 출범한 사업단 단장을 맡고 있다.

묵 단장은 코로나19로 신체활동이 위축되면서 치매 위험이 높아진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치매와 코로나19는 무관하지 않다. 코로나로 걷기 같은 간단한 운동도 하기 힘든 상황에서 치매환자 중증도가 높아지는 부분이 있다. 건강했던 분들도 인지저하가 일어나고 있다"고 했다.

치매환자는 초고령사회에 들어서며 대폭 늘고 있다. 중앙치매센터는 전체 65세 이상 노인 중 치매환자 비율을 10.39%로 봤다. 올해 국내 치매환자는 약 84만명으로 치매치료·관리 비용은 18조9000억원이다. 2030년 치매환자는 127만명으로 예상되며 비용은 38조9000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묵 단장은 다가오는 대규모 치매환자 관리를 위해선 △조기진단 △원인치료제 △융합과학을 강조했다. 치매환자를 조기에 발굴·관리하고 원인치료제를 처방하는 환자 관리시스템을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산학연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공동연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연구결과 치매 증상이 일어나기 20년 전부터 뇌에 베타아밀로이드가 쌓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치매질환의 75%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는 뇌세포 안팎에 비정상적 단백질인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과 타우 단백질이 쌓이면서 생긴다.

치매환자는 늘지만 치료약은 없다. 그는 "노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임에도 불구하고 치료약은 전무하다. 치매 75% 이상을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의 개발 성공률은 0.5%로 다른 치료제는 4.1%"라며 "전략적 투자를 통해 치료기술을 확보하면 사업단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은 치매치료제 개발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2020년 2월 기준 전 세계에서 136개 임상시험이 3만1314명의 대상자를 통해 진행된다. 121개 후보물질로 임상시험이 진행되며 이 중 87개가 원인치료제, 52개는 용도변경 약물이다.

특히 원인치료제가 주목된다. 원인치료제란 기존 치매치료제가 일시적 증상완화에 초점이 맞춰진 것과 달리 치매원인인 베타아밀로이드, 타우 등을 표적으로 삼는 치료제를 말한다.

정부도 치매 진단기술과 원인치료제 개발을 위해 사업단을 운영한다. 2028년까지 사업단에 연구개발을 위해 총 1987억원을 투입한다. 사업단은 △치매 원인규명 및 발병기전 연구 △치매 예측 및 진단기술 개발 △치매 예방 및 치료기술 개발 등 3개 분야 연구개발(R&D)로 핵심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묵 단장은 사업단의 연구플랫폼 기능을 통해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잡았다. 산학연에 흩어진 연구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그는 "빅데이터를 도입해 약물 복용자와 유기적 적용을 하거나 디지털치료제를 만드는 등 인공지능 헬스케어시스템도 도입할 수 있다"며 "연구 플랫폼으로 새 연구 방향을 제시하면 세계를 선도하는 치료제를 먼저 선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정명진 차장(팀장) 강재웅 김은진 한영준 최용준 기자 김나경 조윤진 최서영 김준혁 김태일 김지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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