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정책 실패와 팬데믹 '성장률 딜레마'

연지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20 18:06

수정 2020.08.20 18:06

[기자수첩] 정책 실패와 팬데믹 '성장률 딜레마'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에 대한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다. 유례없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했기 때문이다. 실제 주요 기관들은 올해 성장률 전망에 코로나 예상치를 전제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0.8%로 전망하면서 코로나19 재확산이 없다는 전제를 붙였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올해 성장률을 0.2%로 예상하면서 하반기 내수를 중심으로 경기가 회복된다는 가정을 달았다. 한국은행 역시 올해 성장률을 -0.2%로 예상하면서 올해 성장률이 -1.8%로 하회할 수 있다고 했다.
코로나에 대한 세 가지 예상 시나리오를 두고 성장률 전망을 예측한 데 따른 것이다.

얼마 전 만난 한은 관계자는 예측이 쉽지 않았던 성장률 전망에 대한 일화를 들려줬다. 1990년대 한은에 입행한 그는 당시 조사국에서 보다 정확한 성장률 전망을 위해 각 분야별 거버넌스 모형에 기반한 분석을 하는 20여명의 조직을 구성했다고 했다. 각 분야별 분석을 하고 이를 취합하면서 보다 정확한 조사와 통계가 이뤄지도록 했다. 이는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적잖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지금 한은에서도 실제로 물가와 국제경제, 고용, 부동산 등 각 분야별 분석을 하고 이를 취합해 성장률을 전망한다.

최근 경제성장률 전망에 대해 물으면 전문가들 대다수는 '부동산'을 언급했다. 이제 관심은 코로나 재확산 추이로도 확대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부동산에서 벌어진 정책 불신이 깊어질 즈음 코로나도 재확산됐다. 마치 각 분야별 분석이 모여 전체 성장률 전망에 영향을 미치는 것과도 닮았다.

앞서 우리나라가 성공적인 코로나 방역으로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을 때도 그랬다. 보건당국의 방역 역할뿐만 아니라 금리인하와 양적완화, 대출 지원 등 경제 지원책도 맞물려 제 역할을 했다. 결과는 코로나 극복과 내수 회복세였다.


다음주 한은은 다시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는다. 역시 각 분야별 상황과 데이터가 취합돼 작성될 것이다.
불신을 부르는 정책과 팬데믹이 만난 지금, 성장률 전망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금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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