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나연준 기자 = 다양한 타순은 물론 내야와 외야를 오가며 탄탄한 수비력을 뽐내는 키움 히어로즈 김혜성(21)은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성장했다.
김혜성은 20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9번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시즌 처음 9번타자로 나섰는데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그렇다고 김혜성의 존재감이 빛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김혜성은 수비와 주루 플레이로 팀의 6-5 승리에 힘을 보탰다.
7회초 팀이 3-1로 앞서가던 상황에서 김혜성은 뛰어난 외야 수비로 탄성을 자아냈다. 무사 2루에서 LG 로베르토 라모스가 친 타구가 좌측 펜스로 향했다. 내야수 출신인 김혜성이지만 타구를 빠르게 쫓아가 펜스 앞에서 정확한 타이밍에 점프, 공을 잡아냈다. 김혜성의 호수비로 키움은 7회초 실점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팀이 4-5로 끌려가던 8회말 1사 1, 2루에서 김혜성은 2루수 앞 땅볼을 쳤다. 병살타가 되며 이닝이 종료될 위기였지만 김혜성은 전력 질주로 1루에서 살았다. 키움은 찬스를 이어갈 수 있었고 이는 김하성의 역전 2타점 적시타의 발판이 됐다.
김혜성은 이전까지 내야 멀티 자원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신의 에디슨 러셀이 팀에 합류하며 변화가 필요했다. 김혜성은 외야까지 활동 영역을 넓히면서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렸고, 이는 키움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손혁 키움 감독은 "공격에서도 잘해주고 수비는 어디에 내보내도 기대 이상의 플레이를 해준다. 우리팀 외야수 이정후, 박준태가 동시에 쉬어야 할 타이밍이 있으면 수비 범위가 넓은 중견수로 기용하는 것도 고민할 정도다. 어느 자리에 내보내도 걱정이 안 되는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손 감독은 "자기가 해야 할 것을 확실히 해준다. 유격수, 2루수, 좌익수로서 기본 이상의 역할을 해주고 있어서 고맙고 예쁘다"며 칭찬했다.
멀티 플레이어로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있는 김혜성, 자신의 원래 포지션인 유격수를 선호하지만 경기에 나서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김혜성은 "우리 팀에 워낙 좋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외야로 밀려난 느낌을 받는다. 그래도 경기에 못 나가는 것보다 외야수로 출전하는 것이 좋다. 수비 위치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수비에서 만점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손 감독은 향후 김혜성이 공격에서도 테이블 세터로 자리 잡기를 기대하고 있다. 손 감독은 "미래를 봤을 때 1~2번 타자로 뛰면 좋을 것이다. 발도 빠르고 1~2번에 있으면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혜성도 공감했다. 그는 "박준태, 서건창 선배처럼 볼넷으로 많이 출루하는 능력이 없어서 아직은 테이블 세터로서 자질이 부족하다"며 향후 출루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도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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