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코로나 혼돈 속 '기사 중심잡기'

윤홍집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24 18:24

수정 2020.08.24 18:24

[기자수첩] 코로나 혼돈 속 '기사 중심잡기'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최근 코로나 관련기사를 쓸 일이 많다. 경영난에 시달리는 자영업자를 제일 많이 만난 것 같다. "장사가 안된다"는 말부터 "모 교회가 원망스럽다" "대통령을 잘못 뽑았다" 등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장사가 잘된다는 자영업자도 드물게 있었다. 코로나와 자영업자의 생활고를 묶으면서 대통령에 대한 힐난을 포함시킬까. 장사가 잘된다는 내용을 담아야 하나. 생활고에서 시작된 취재영역이 대통령 지지율까지 넓어지면서 기사 고민은 더 깊어진다.

"야마가 뭐야"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기사의 알맹이가 무엇이냐'는 의미다. 알맹이가 신선하거나 시의성이 있을수록 일반적으로 잘 읽힌다.

기사는 지면과 온라인을 통해 출고된다. 보통 원고지 8장, 1600자 분량을 넘지 말라고 한다. 코로나 취재를 하다보면 분량이 모자랄 때보다 넘칠 때가 많다. 그런 탓에 많은 정보 중에 알맹이만 추려서 기사에 담아야 한다. 여러 알맹이를 선별해 하나의 그림으로 맞추는 '모자이크' 작업, 다시 말해 편집을 한다. 기사의 야마에 맞춰 필요한 부분은 부각시키고, 불필요한 부분은 덜어낸다. 있었던 일을 없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다르게 표현할 수는 있다. '노란색' 대신 '누런색' 더 나아가, '밝은색'이라고도 쓸 수 있다. 같은 날 노량진 학원가 취재를 해도 '코로나에 썰렁한 강의실' '코로나에도 북적이는 강의실'이란 기사가 매체를 달리해 나오는 이유다.

가끔 플라스틱으로 된 모형사과를 보면서 실제 사과보다 더 진짜 같다는 생각을 한다. 모형사과는 머릿속에 있는 그것처럼 빨갛고 탐스럽다. 반면 실제 사과는 탁하고 얼룩덜룩한 게 많다. 그 대신 먹을 수 있고, 향기가 난다.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을 둘러싼 오해도 많다. 정치권도 시끄럽다. 코로나 재확산으로 국민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집권여당이 강경발언을 쏟아내면서 '방역의 정치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코로나 일일 확진자가 300명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3단계 거리두기 시행도 점쳐진다.
정치사회 전반의 혼돈이 계속되고 있는 오늘 코로나 기사 야마 고민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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