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백신 8개월은 기다려야"… 2차 팬데믹 못막나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25 17:51

수정 2020.08.25 20:08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 경고
마스크보다 효과 좋을지도 의문
수도권 중환자 병상 7개만 남아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최대한 서둘러도 앞으로 8개월은 더 기다려야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사실상 백신개발은 요원하고 현재 수도권 중환자실 가용 병상은 10개도 안돼 하루 200명 이상 속출하는 코로나19 재확산세가 2차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굳어질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공동대응상황실과 국립중앙의료원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는 25일 서울 을지로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중앙임상위원장을 맡은 오명돈 서울대 교수는 "백신이 나오려면 아무리 빨라도 내년 봄, 최소 8개월을 기다려야 한다"며 "우리가 바라는 백신이 마스크의 확산 예방 효과보다 더 좋을지도 보장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오 위원장은 "현재 개발 중인 많은 백신들이 바이러스를 크게 줄이지는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을 학수고대하고 있지만 확산을 100% 예방하고 사망률을 줄이는 백신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오 위원장은 "대표적인 백신이 인플루엔자인데, 해마다 성적의 차이가 있지만 성적이 좋은 해가 50% 정도, 보통은 (50%보다)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고 덧붙였다.

주영수 코로나19 공동대응상황실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14일부터 수도권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면서 현재까지 중환자 30명이 발생했다"며 "전체 수도권 병상 수는 85개인데 어제(24일) 기준으로 가용 병상은 7개 정도"라고 설명했다.

주 실장은 "증상 발생 후 중환자실로 옮겨지기까지 5일 정도 소요되는 것을 고려할 때 가장 많은 환자가 (중환자실에) 입원하는 건 이달 30일 전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환자 병상 확보를 위해 수도권 상급종합병원과 지속해서 논의하고 있다"며 "적절한 전원 조치를 순차적으로 하면 부족하지 않게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대응상황실은 중환자실 병상을 사용하지만 중환자가 아닌 환자들의 병상 이동을 유도해 자원 활용을 효율화할 계획이다.

현재 수도권에 있는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은 다음 달 1일 필요한 병상보다 약 50개 정도 부족하다. 공동대응상황실은 서울대병원 등 수도권 상급 종합병원의 협조를 통해 총 51개(서울 31개·경기 20개) 중환자 병상을 확보했다.
주 실장은 "현재까지는 충분히 상황을 통제하고 관리하고 있다"며 "필요한 중환자 병상은 지속적으로 예측하면서 관리하고 있어 크게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 위원장은 최근 러시아에서 세계 최초로 사용하기로 했다고 주장하는 백신에 대해 "러시아 백신이든 우리나라 백신이든 효과가 검증됐다고 하더라도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으면 안 맞느니만 못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임상은 1만 단위를 넘지 않지만 전체 국민은 1000만 단위여서 임상 3상을 거쳐도 안전하다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전 국민이 백신을 맞는 것보다는 우선 필요성이 높은 집단을 선별적으로 접종하고, 더 많은 인구를 대상으로 안전성이 확인돼야 집단접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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