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수도권 등교 중단에 ‘수능 재연기설’ 솔솔.. 교육부 "예정대로" 밝혔지만 ‘플랜B’ 준비 [100일 앞으로 닥친 수능]

이유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25 17:53

수정 2020.08.25 18:35

정부가 수도권 지역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등교수업을 원격수업으로 전격 전환하면서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제대로 치러질지 우려가 제기된다. 교육부는 예정대로 12월 3일에 수능을 치르겠다는 입장이지만 향후 방역상황에 따라 추가 연기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입·취업 앞둔 고3, 원격수업 제외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강력조치에 따라 '수도권 유·초·중·고 원격수업 전환'을 발표하면서도 고3은 원격수업 전환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날로 수능을 100일 앞둔 고3 수험생까지 등교를 중단하면 입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직업계고 학생의 경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직업계고 학생들은 일반적으로 3학년 2학기가 되면 학교와 협약을 맺은 업체에 나간다.
실습생으로 업무수행 역량을 기르기 위해서다. 실습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으면 채용까지 바로 이어진다. 현장실습이 학생들에게 중요한 취업통로 역할을 하는 셈이다.

하지만 올해 고3 학생들은 학교 실습시간이 크게 줄면서 취업에 필요한 기술을 다 배우지도 못한 채 바로 취업전선에 뛰어들어야 할 판이다. 학교 측은 정부 지원이 없으면 올해 직업계고 취업률이 사상 최악인 30%대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만약 코로나 방역 차원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된다면 상황은 더 악화된다. 3단계로 올라가면 유·초·중·고의 등교가 전면 중단되고 모든 수업은 원격으로 전환된다. 수능이 코앞에 닥친 고3 수험생까지도 등교 대신 원격수업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수능 연기 가능성에 불안 고조


이날 원격수업 전환으로 고3 수험생과 재수생 사이에서는 수능이 또 연기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교육부는 앞서 지난 1학기에 코로나19 확산으로 등교가 수차례 연기되자 애초 11월 19일로 계획된 2021학년도 수능일을 2주 뒤로 미룬 바 있다. 이후 수능 연기설이 나올 때마다 12월 3일에는 예정대로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해 왔다.

특히 교육부는 지난 4일 '코로나19 대응 2021학년도 대입관리방향'을 발표하면서 코로나19 확진자나 자가격리자도 병원이나 별도 시험장에서 수능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수능 시험일이 다시 조정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수능 연기가 없다고) 못 박을 일은 아니고 심해지면 못을 빼야 될 경우도 없지 않아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와 교육감 사이에 이견이 발생하고 있는 모양새다. 더욱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시에는 수능 재연기나 추가 방역강화 방안 등 비상대책(플랜B)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능 연기 등을 논하기에는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판단하고 있으며, 향후 방역 상황에 따라 비상대책을 내놓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