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띵동~ 구독하신 과자 배달왔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을 구독한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26 17:35

수정 2020.08.26 18:46

빵·과자·아이스크림은 기본, 막걸리&모둠전에 茶도 정기 배송
코로나로 외식 꺼리는 집콕족 늘며 가정간편식·이유식 구독 늘어
月구독땐 정상가 대비 할인 '가성비' 매력에 고객 만족도 높아
SPC그룹 파리바게뜨의 커피·샌드위치 정기구독
SPC그룹 파리바게뜨의 커피·샌드위치 정기구독
구독은 일종의 습관이다. 습관 중에서 일상생활과 가장 밀접한 것이 바로 먹는 것이다. 1회성 거래 중심에서 정기적인 구매와 상품 공급을 의미하는 '구독 경제'가 식품·외식업계에도 확산되고 있다. 매일 반복하는 식생활에 구독 기반 비즈니스가 접목되면서 소비자들의 식습관도 변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언택트) 문화가 각광 받으면서 대표적인 언택트 소비활동인 구독경제가 식품·외식업계에도 폭넓게 자리잡고 있다.

할인 혜택과 편리함에 인기 폭발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통업체들이 잇따라 고객 구독을 기반으로 한 상품을 선보이면서 산업 규모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과거 우유 등 유제품이나 녹즙, 생수가 대표적이었던 대상 품목과 서비스도 과자, 빵, 커피, 주류 등으로 다양해졌다.

롯데제과의 과자 구독서비스인 '월간 과자'
롯데제과의 과자 구독서비스인 '월간 과자'

롯데제과는 올해 들어 과자와 아이스크림 구독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롯데제과가 지난 6월 선보인 과자 구독 서비스인 '월간 과자'가 인기를 끌자 대상 품목을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롯데제과의 월간 과자는 매월 다르게 구성된 롯데제과의 제품을 과자박스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인기 과자 제품을 중심으로 구성되고, 해당 월에 출시된 신제품을 추가로 증정한다. 월 9900원의 이용료로 3개월 선결제 방식으로 접수를 받았다. '시중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집에서 배송을 받는다'는 편리함에 접수 3시간 만에 완판됐다. 롯데제과는 월간 과자 2차 모집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처럼 과자 구독 서비스의 인기에 힘입어 롯데제과는 지난달 매월 다른 구성의 아이스크림을 제공하는 구독 서비스 '월간 나뚜루'도 선보였다.

한국야쿠르트의 가정간편식(HMR) 등 반찬 구독
한국야쿠르트의 가정간편식(HMR) 등 반찬 구독

'야쿠르트 아줌마'로 유명한 한국야쿠르트도 유제품 등을 구독 서비스로 제공하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해 온라인몰 하이프레시를 통해 '잇츠온' 가정간편식(HMR)과 밀키트 정기배송을 시작했다.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지난달 기준으로 정기배송 고객수가 102%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했던 시기인 지난 3월은 서비스 이용자가 전월 대비 51% 성장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대형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의 빵과 커피도 할인된 가격에 매일 구독 서비스로 즐길 수 있다. 뚜레쥬르는 월 구독료를 내면 식빵과 모닝세트, 커피 등을 정상가 대비 50~80% 낮은 가격에 주기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현재 직영점 9곳에서 시범 운영 중인데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어 가맹점으로의 확대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파리바게뜨도 반복 구매율이 높은 커피와 샌드위치 세트를 한 달 동안 매일 할인된 가격에 제공하는 월간 구독 서비스를 판매했다. 시범적으로 운영되는 기간 동안 전국 30여개의 직영점 어디서나 교차 사용이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영역 파괴, 전방위 확대


구독 서비스는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대상 품목과 업체들이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외식을 꺼리면서 집에서 식사를 원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반찬과 이유식은 물론 술도 정기적으로 제공하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동원홈푸드는 신선 가정간편식(HMR) 온라인몰을 통해 구독 서비스인 '다함께 찬찬찬'을 지난달부터 개시했다. OK캐시백과 협업해 각종 할인쿠폰을 통해 560여종의 신선 HMR 정기적으로 제공하는 형태다. 남양유업도 지난 3월 이유식 브랜드 케어비를 론칭하면서 전문 배송원이 새벽 배송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이 식단과 원하는 배송일 지정까지 가능하다.

배상면주가의 막걸리 정기구독
배상면주가의 막걸리 정기구독

막걸리와 안주도 정기적으로 배송 받아 즐길 수 있다. 배상면주가는 연초부터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막걸리와 모둠전 등 안주를 정기구독 서비스 방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10%의 구매 할인 혜택과 불만족 시 제품 교환도 가능한 품질보증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회원 수와 매출이 매월 각 10%, 20% 증가하고 있다는 회사 측의 설명이다. 햄버거 프랜차이즈 버거킹은 지난해 커피 정기구독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올해 5월엔 일부 햄버거 제품으로 대상을 넓혔다.

아모레퍼시픽의 차 브랜드 오설록도 지난해 말 차 정기구독 서비스인 '다다일상'을 선보였다. 고객들에게 매월 오설록이 추천하는 차, 다구, 소품 등과 함께 추천해주는 정기구독 서비스다.

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들도 구독경제 서비스에 뛰어들고 있다. 올해 초 업계 최초로 베이커리 월정액 모델을 도입한 신세계는 이달 들어 빵 구독 서비스를 전국 주요 점포로 확대했다. 베이커리 외에 커피도 본점과 강남점 등에서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편의점 업체인 이마트24는 업계 최초로 얼음컵 구독 상품을 한정 판매하기도 했다. 이마트24는 연초 냉장커피와 과자 등을 구독 형태로 시범 판매한 바 있다.

이처럼 기업들이 앞다퉈 구독 경제 상품을 선보이고 있는 것은 최근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비대면 경향 강화와 함께 가성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SNS를 사용하는 전국 만 15~64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구독 서비스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의 58.2%가 '소유보다 구독을 하는 것이 가성비 있는 소비 같다'고 답했다. 기업 입장에서도 점차 경쟁이 치열해지는 시장에서 충성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식음료의 경우 익숙한 맛과 형태를 계속해서 찾는 소비자들의 성향이 강하다"면서 "구독 서비스를 통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정 고객을 가지고 갈 수 있다"고 말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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