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직장인 이모씨(46)는 최근 회사에서 이용하던 녹즙 배송 서비스를 취소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건물 내 외부인 출입이 제한되면서 사무실로 배달되던 녹즙이 건물 로비로 배송됐기 때문이다. 바쁜 업무를 처리하다 보면 녹즙을 가지러 갈 시간이 없어 온종일 로비에 방치해 두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이 씨는 "음료를 가지러 로비까지 가기가 번거롭고 재택근무도 번갈아 시행하고 있어 부담스러운 마음에 서비스를 취소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재택근무와 건물 출입 제한을 강화하는 기업이 늘면서 건강기능음료 배송업체도 타격을 받았다.
2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대형 건강기능음료 배달 A업체의 올해 3월~7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20% 감소했다.
A업체 매출은 국내에 코로나19 감염이 본격적으로 확산하던 올해 2월 크게 줄어든 뒤 회복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 2월부터 최근까지 고객 수도 월평균 20% 감소했다.
건강기능음료 배송업체 매출 중 직장·병원·학교 정기배송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80%에 이른다. 나머지 매출 20%는 가정 배달이다. 다중 이용시설이 폐쇄될 경우 건강음료 배송업체가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서울의 한 직장가에서 녹즙 배달을 하는 최모씨는 "외부인의 건물 출입이 금지되면 정기배송을 받던 고객 10명중 3~4명은 중지신청을 한다"며 "안 그래도 줄고 있던 매출이 2차 유행 이후로 가맹점 매출이 지난해 대비 40% 정도 빠진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재택근무와 유연근무제를 확대하고 있다.
삼성그룹 계열사는 직원 교류를 최소화하고, 임신을 했거나 유아를 양육하는 직원에게 재택근무를 권장했다. 현대차그룹도 2차 유행 발생 후 지난 5월 중단했던 유연근무제를 재시행했다. SK그룹은 전 직원의 재택근무를 의무화하고 LG그룹도 일부 직원에게 재택근무를 허용했다. 이 밖에도 네이버·카카오·KT가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특히 병원과 대학교도 외부인 출입을 엄격하게 제한하면서 매출 감소에 영향을 줬다. 현재 서울대·연세대·고려대·서강대·중앙대·한국외대를 포함한 서울 주요 대학과 대형 병원이 외부인 출입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최씨는 "병원엔 아예 들어가질 못하기 때문에 고객이 많이 줄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것이 가장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거의 유일한 홍보 창구인 시음행사도 당분간은 할 수 없다. 매출과 고객수 회복이 더딘 이유다. 서울 여의도에서 녹즙을 배달하는 B씨는 "예전처럼 사무실을 돌며 시음 행사를 못 하게 돼 아쉽다"며 "직접 판촉을 하지는 못 하고 고객 연락을 기다리기만 하거나 전단지만 드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쿠팡 등 택배 업체 배달원의 감염 사례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가정에서 배송을 받는 고객도 불안감에 떨긴 마찬가지다. 주부 박모씨(56)는 "요즘 택배나 음식 배달도 걱정이 돼서 시켜 먹지 못 한다"며 "외부인 손을 타는 것을 최소화해야 할 것 같아 녹즙 배송을 잠시 중단했다"고 말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정기배송 서비스를 취소하거나 정지시키는 고객이 많아지면서 매출에 영향을 받은 것이 사실"이라며 "배송을 담당하시는 분들의 개인 방역을 더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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