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거짓말·게스트하우스가 쏘아올린 '제주 코로나' 최대 위기

뉴스1

입력 2020.08.30 16:55

수정 2020.08.30 16:55

30일 오전 제주국제공항에 마스크를 쓴 관광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전날 제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4명이 추가 발생했다. 2020.8.30/뉴스1 © News1 홍수영 기자
30일 오전 제주국제공항에 마스크를 쓴 관광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전날 제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4명이 추가 발생했다. 2020.8.30/뉴스1 © News1 홍수영 기자


제주도 보건당국은 40번 확진자가 지난 24일 제주도청, 25일과 27일은 제주시청을 찾아 일부 부서를 방문했다고 30일 밝혔다. 확진자가 다녀간 도청 별관은 31일 낮까지 폐쇄된다.2020.8.30/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제주도 보건당국은 40번 확진자가 지난 24일 제주도청, 25일과 27일은 제주시청을 찾아 일부 부서를 방문했다고 30일 밝혔다. 확진자가 다녀간 도청 별관은 31일 낮까지 폐쇄된다.2020.8.30/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홍수영 기자 = 코로나19 청정지역으로 불리던 제주도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제주도는 30일 코로나19 확진자(43·44번)가 2명 추가로 발생했다고 밝혔다. 29일 밤 4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하루도 안돼 확진자가 또 생겨났다.

43번 확진자는 맥주 회사 운영자인 35번 확진자의 가족이다.

35번 확진자와 접촉한 43번 확진자는 그동안 자가격리 상태였다.



35번 확진자는 국토교통부 소속 공기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직원인 34번 확진자에게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43번 확진자가 3차 감염인 것이다.

44번 확진자는 집단감염이 우려되는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소재 산방산탄산온천을 지난 23일 방문했다.

지난 7월까지만 해도 제주는 확진자가 26명에 불과해 타 지역에 비해 코로나 안전지대로 불렸다.

1~2명의 확진자가 생기더라도 한달에서 일주일 정도 기간이 있었고 일부는 제주국제공항 선별진료소에서 포착해 이동 경로도 짧고 접촉자수가 매우 적었다.

여름철 성수기에는 해외여행이 막힌 국민들이 제주를 찾으면서 한때 코로나 이전보다 관광객수가 늘어나는 현상을 보였다.

그러나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전국적인 코로나19 재확산 위기에 제주마저 흔들리고 있다.

이전에는 도민보다는 관광객 등 외부 확진자가 제주를 다녀가 감염 위기를 높였다면 이제는 반대로 제주확진자에게 감염돼 타 지역에서 확진 판정을 받는 사례까지 생겨났다.

안전지대였던 제주도가 또다른 집단감염 확산의 근원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특히 목사 부부가 다녀간 산방산탄산온천과 게스트하우스발 집단감염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현재까지 게스트하우스 관련 확진자는 관광객 포함 7명, 탄산온천 관련 확진자는 5명이다.

산방산온천의 경우 목사 부부와 같은 시간대 방문한 이용객과 직원은 26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목사 부부는 역학조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여 휴대전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추적을 통해서야 온천 방문을 밝혀낼 수 있었다.

보건당국은 온천 이용객의 절반은 관광객으로 보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이는 게스트하우스의 특성상 제주에서 감염돼 타 지역으로 이동한 확진자도 속속 나오고 있다.

강동구 138번 확진자, 회사 동료인 용인시 303·309번 확진자 등은 제주 게스트하우스 투숙객인 제주 38번 확진자와 접촉했다.

탄산온천을 방문한 제주 40번 확진자는 화장품 판촉 업무를 위해 제주도청과 제주시청 등 도내 관공서와 사무실을 다녀가 공직사회도 비상이 걸렸다.

제주도는 확진자가 다녀간 도청 1청사 별관을 31일 낮 12시까지, 시청 청사는 낮 12시30분까지 각각 폐쇄했다.

또 제주시 동부보건소와 조천읍 사무소, 연동주민센터 등도 폐쇄됐다.

제주도와 제주시는 확진자와 접촉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검체검사를 하고 음성 판정을 받은 직원들만 출근하도록 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25일에는 JDC 직원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JDC 건물에는 JDC 직원 230명과 입주업체 직원 156명 등 386명이 근무하고 있다.


기간을 두고 발생했던 이전과 달리 확진자가 매일 매일 2명 이상씩 생겨나자 제주도 보건당국도 인력난에 시달려 역학조사와 방역대책이 늦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배종면 제주감염병지원단장은 "역학조사팀을 집단감염 가능성이 있는 산방산팀과 게스트하우스팀을 분류하고 조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이날 코로나19 긴급 대책회의에서 "제주도는 수도권 추이와 추가 확진자 4명(39~41번)의 역학조사 결과를 보면서 방역 조치 강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