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역사에서 목숨 걸고 직언한 충신은 적잖다.
옛 상소문 형식을 빌린 '시무 7조'라는 국민 청원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진인(塵人) 조은산'이라는 이 청원인은 현 국정의 난맥상을 신랄히 풍자했다. 예컨대 "집값이 11억이 오른 곳도 허다하거늘, 어느 대신은 '현' 시세 11%가 올랐다는 '미'친 소리를 지껄이고 있다"며 김현미 국토부 장관을 직격했다. "수도 한양이 천박하니 세종으로 천도해야 한다는 '해'괴한 말로 백성들의 기세에 '찬'물을 끼얹고"라고 이해찬 전 여당 대표를 겨냥한 것도 마찬가지다.
지난 24일 청와대 게시판에 오른 청원은 동의자 수가 부쩍 늘었다. 비공개 처리로 논란을 빚다 공개 전환 하루 만에 청와대의 답변요건을 채웠다. 설령 이 30대 후반 평범한 직장인의 지적이 다 맞진 않더라도 충언역이(忠言逆耳·바른 말은 귀에 거슬린다)라는 사자성어는 되새겼으면 싶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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