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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마다 역사가 됐다… BTS, 싸이 넘어 세계 팝 주류 벽 깨다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01 18:00

수정 2020.09.01 18:40

BTS 디지털 싱글 ‘다이너마이트’
한국 가수 최초 빌보드 핫100 1위
쉬운 멜로디+영어 가사 전략 통해
팝 주류시장 美서 대중성 인정받아
"BTS, 비서구권 음악 편견 바꿔"
방탄소년단(BTS)이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100' 정상에 오르면서 K팝의 역사를 새로 썼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방탄소년단(BTS)이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100' 정상에 오르면서 K팝의 역사를 새로 썼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방탄소년단(BTS)이 8월 21일 발매한 디지털 싱글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한국 가수 최초로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인 '핫100' 정상에 올랐다. 한국어 노래로 글로벌 팬덤을 일군 BTS가 영미권 중심의 주류 팝 음악의 마지막 능선을 넘으며 K팝의 새 역사를 쓴 것이다.

■'빌보드200' 이어 '핫100'도 점령

아시아 가수가 '핫100' 1위에 오른 것은 1963년 일본 가수 사카모토 규의 '스키야키' 이후 57년 만이다. 한국 가수로선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2012년 7주간 2위에 오른 바 있다.
빌보드는 1일(한국시간) "BTS는 지난 3월 7일 빌보드 차트에서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소울: 7'의 타이틀곡 '온(ON)'으로 '핫100' 4위에 오른 데 이어 '다이너마이트'로 '핫 100' 차트를 점령했다"고 밝혔다. 디스코 팝 장르의 '다이너마이트'는 미국 보이밴드 조나스 브라더스 등의 곡을 작업한 영국 뮤지션 데이비드 스튜어트와 제시카 아곰바르가 만든 곡. 원곡과 함께 EDM·어쿠스틱 리믹스 버전 음원이 발매됐고 바이닐(LP)과 카세트테이프 등 실물 음반도 판매됐다.

BTS는 또 이번 성과로 빌보드 싱글(핫100), 앨범(빌보드200) 차트 정상을 모두 석권한 한국 최초의 가수가 됐다. '빌보드200'이 팬덤의 영향이 크다면 '핫100'은 대중성의 지표로 통한다. 스트리밍, 라디오 방송횟수, 음원 판매량을 종합해 매주 미국 내 인기있는 노래를 집계한다. BTS는 2018년 정규 3집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로 아시아 가수 최초로 '빌보드200' 1위에 오른 적이 있지만 '핫 100'에서는 4위에 오른 게 최고 기록이다. 비영어권 가수라 '라디오 방송 횟수'가 저조했는데, 이번엔 영미권 남녀노소가 듣기 쉬운 디스코 팝 장르에 영어 가사를 쓴 게 주효했다. 김성환 음악평론가는 "영어 가사와 70~80년대 디스코풍의 쉬운 멜로디"를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유머러스한 싸이의 노래와 달리 BTS의 음악은 진지했다"며 "이번 곡은 누구나 듣기 쉬운 영어 노래로 대중의 접근성을 높였다"고 분석했다. 박성건 음악평론가는 여기에 "복고를 수용한 안무"도 인기 요인으로 꼽았다. "세계 각국 언어로 달린 댓글에서도 드러나듯 마이클 잭슨을 떠올리게 하는 안무도 팬층의 연령대를 확장하는데 기여했다"고 봤다.

■BTS 성공, 패러다임의 전환

역대 빌보드 '핫100' 데뷔와 함께 1위에 오른 그룹은 에어로 스미스와 조나스 브라더스, 더 스코츠에 이어 BTS가 네번째다. 조나스 브라더스는 '다이너마이트' 1위 이후 "클럽 합류를 환영한다"며 축가의 트윗을 날렸다. 외신들도 BTS의 성과에 주목하며 "재미있고 외우기 쉬운 멜로디와 긍정적인 음악으로 K팝 미국 진출의 선봉에 섰다"(로이터)고 평했다. 포브스는 "BTS가 팝 스타로서 마지막 남은 경계를 뛰어넘었다"며 "서양음악 청취자들이 비서구권 아티스트를 바라보는 방식을 바꿨다"고 평했다. 또 AFP통신은 BTS가 8월 30일 미국 MTV 비디오뮤직어워즈에서 '베스트팝' 등 4관왕에 오른 사실을 거론하며 "레이디 가가, 아리아나 그란데 등 미국의 헤비급 선수들을 제치고 또 다른 이정표를 세운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박성건 음악평론가는 "BTS의 이번 성취로 미국 시장에 진출한 블랙핑크 등 K팝 가수들이 수혜를 볼 것"이라며 "상장을 앞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게도 이번 뉴스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BTS가 K팝의 새 역사를 썼다"며 "코로나19 국난으로 힘들어하는 우리 국민들께 큰 위로가 될 것이다.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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