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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게임즈, 역대급 청약에 1억 넣어도 고작 20만원 수익

김민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02 17:40

수정 2020.09.02 17:40

카카오게임즈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 둘째날인 2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영업점에서 투자자들이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 및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카카오게임즈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 둘째날인 2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영업점에서 투자자들이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 및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파이낸셜뉴스]카카오게임즈가 역대 최대 증거금을 기록하며 공모주 청약에 새역사를 썼지만 투자자입장에서는 그만큼 수익이 줄어들면서 아쉬움을 삼키게 됐다.

청약 경쟁률이 1500대 1을 기록하면서 개인투자자 당 돌아가는 주식 물량이 줄어들어 1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넣었다고 해도 돌아가는 주식수는 한자리 수에 불과할 전망이다.

2일 마감한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일반 청약의 최종 경쟁률은 1524.85대 1로 집계됐다. 청약 주식수는 총 48억7952만4920주였다.
증거금은 58조5543억원을 기록했다.

176만주가 배정된 한국투자증권은 1546.53대 1의 경쟁률로 마감하며 32조6627억원의 증거금을 기록했다. 128만주가 배정된 삼성증권의 청약 경쟁률은 1495.40대 1이었다. 증거금은 22조9694억원이 모였다. 청약 배정 물량이 16만주로 가장 적은 인수회사인 KB증권도 1521.94대 1의 경쟁률과 2조9221억원의 증거금을 나타냈다.

개인투자자가 카카오게임즈 주식 1주를 사기 위해 내야하는 청약 증거금은 약 1830만원으로 확정됐다. 1억원을 증거금으로 넣으면 겨우 5주를 배당 받는 셈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일반 투자자 청약 증거금률은 50%로 증거금이 1억원이면 8300주를 신청할 수 있다”면서 “경쟁률 1500대 1을 적용하면 공모가 2만4000원의 카카오게임즈 주식은 5주, 12만원어치를 보유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후 카카오게임즈가 상장해서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결정된 후 상장 첫날 상한가를 올리는 일명 '따상'을 기록할 경우 해당 주식은 31만2000원으로 늘어난다. 카카오게임즈의 최대 시초가는 4만8000원에 가격제한폭 30%를 적용한 상한가 6만2400원으로 계산한 금액이다. 결국 1억원을 넣어 5주(12만원)를 보유한 투자자들은 19만2000원의 차익을 보게 된다.

다만 카카오게임즈의 주식이 10만원을 넘어서면 주당 차익이 7만6000원으로, 5주 기준 38만원을 얻게 된다. 3억원을 투자해 15주를 얻은 투자자들은 114만원을 벌게 된다.

투자금액 대비 수익이 적음에도 58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몰린 것은 원금 손실의 우려가 없고, 단기간에 차익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SK바이오팜의 흥행 성공으로 인한 학습효과, 초저금리로 인한 유동성 강세, 부동산 규제로 인한 주식 시장 쏠림현상 등도 주 원인이다.

실제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모바잍트레이딩시스템(MTS) 관련 프로그램과 앱(응용 프로그램)은 한때 접속이 지연되기도 했다.

증권 업계에서는 향후 카카오게임즈의 주가는 신작 PC게임인 '엘리온'(크래프톤 개발)에 달렸다는 평가다. 크래프톤이 IPO 일정을 내년으로 미룬 것도 엘리온 흥행을 위해 카카오게임즈와 전력을 쏟기 위함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엘리온의 성공까지 더해진다면 카카오게임즈 주식은 더욱 상승할 수 있는 모멘텀을 가지게 된다. 엘리온은 PC MMORPG 장르인 만큼, 검은사막을 잃으면서 배틀그라운드, 패스오브엑자일로 버티고 있는 카카오게임즈 국내 PC방 사업에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헥사곤 인베스트먼트 김재욱 대표는 “크래프톤이 최근 부실 계열사를 정리하는 등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만큼 내년 하반기에는 상장절차를 마무리할 것”이라며 “카카오게임즈에서 모였던 돈이 빅히트엔터테인먼트, 크래프톤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말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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