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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게임즈 환불금 `빅히트'로 이동하나

뉴시스

입력 2020.09.03 14:20

수정 2020.09.03 14:20

청약 실패자금 주식계좌, CMA에 대부분 남아 카카오게임즈 주식, 빅히트 청약 참여 가능성
[서울=뉴시스]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 마감일인 2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 영업부에서 투자자들이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 상담을 하고 있다. (자료제공 = 한국투자증권)
[서울=뉴시스]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 마감일인 2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 영업부에서 투자자들이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 상담을 하고 있다. (자료제공 = 한국투자증권)
[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이 1500대 1이 넘는 역대급 경쟁률로 마감하면서 청약 후 환불받은 자금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3일 주관사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전날 오후 청약을 마감한 결과 평균 경쟁률 1524.85대 1, 증거금 총 58조5542억원이라는 신기록을 세우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번 청약에 들어온 대부분의 자금은 은행 예금이나 자산관리계좌(CMA) 등에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는 60조9633억원으로 최대 수준을 보였다.
CMA는 펀드나 주가연계증권(ELS) 등 금융상품을 살 수 있는 증권 계좌로, 은행 통장과 같이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하다. 또 청약에 나서기 위해 실탄을 준비한 투자자들이 늘면서 31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이 60조5270억원으로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달 1일 기준 금융상품을 사고팔 수 있는 CMA 잔고는 54조5372억원, 투자자 예탁금은 59조5563억원으로 줄었다. 지난 1일은 카카오게임즈 일반 공모주 청약 첫날이다. 청약 첫 날에만 16조원 넘게 몰렸는데 CMA에 들어왔던 자금이 청약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청약으로 들어온 신규 자금의 대부분은 청약금 환불 후에도 은행권으로 복귀하지 않고 주식시장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청약증거금으로 신청된 23조원 중 신규자금은(청약고객의 8~9월2일까지 신규입금 기준) 19조3000억원으로 84%에 달했고, 신규고객도(청약고객 중 8월 중 신규고객) 2만6000명으로 전체 청약고객의 19%에 달했다.

특히 초저금리에 지친 보수적 자금의 증시유입 추세가 뚜렷했다. 실제로 카카오게임즈 청약 후 환불금을 돌려받기 위해 지정하는 계좌로 은행계좌를 지정한 고객 비중이 12%에 불과했다. 다시 말해 환불금의 88%에 달하는 자금은 여전히 증권시장에 남아 다양한 투자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서울=뉴시스]삼성증권 카카오게임즈
[서울=뉴시스]삼성증권 카카오게임즈
삼성증권 관계자는 "환불금을 돌려받을 때 은행계좌, 주식계좌, CMA로 넣어달라고 설정하는데 은행으로 설정한 고객들은 12% 밖에 안 됐다"면서 "투자자들이 의지가 있고, 다른 투자를 모색해 볼 수 있어 움직여온 돈이 여전히 증시에 머무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은행 예금 금리가 0%대로 낮아지면서 수익이 안나 지친 투자자들이 공모주로 적극 유입됐다"면서 "공모주는 공격적 투자는 아니지만, 주식이기 때문에 투자의 세계로 들어오는 중간고리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상장을 주관한 삼성증권은 청약금을 돌려받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주식에 재투자를 할 수 있도록 투자상담을 해주거나 상품 추천 등 투자전략을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자금이 그대로 묶여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SK바이오팜 사례처럼 자금 중 일부는 상장 직후 상장 후 카카오게임즈 주식 매수금액으로 쓰일 것으로 금융투자업계는 보고 있다.


일부는 10월 코스피 신규 상장을 발표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청약을 위한 대기자금으로 쓰일 전망이다. 빅히트는 전날 증권신고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했으며 일반 투자자들 대상 청약을 다음달 5~6일 실시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대기 자금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청약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다음달에 상장한다고 해서 나온 돈을 모두 다 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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