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G2, 이번엔 백신접종 속도전… 美 "대선 전" 中 "연내"

홍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03 18:13

수정 2020.09.03 18:21

美, 50개 주에 10월말 준비 통보
中, 화웨이 해외 근로자에 접종
G2, 이번엔 백신접종 속도전… 美 "대선 전" 中 "연내"
【 서울·베이징=홍예지 기자 정지우 특파원】 미국 정부가 오는 11월 대선 이전에 코로나19 백신 접종할 것이라고 50개 주와 뉴욕 등 주요 도시에 서면 통보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3상 임상이 끝나기도 전에 코로나 백신의 긴급 승인을 밀어부치려 한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이날 중국은 한술 더 떠서 전세계 170개국의 화웨이 근로자들에게 연내 자체 개발 백신을 접종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미·중간 백신 경쟁이 뜨거워 지고 있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50개 주 정부 전부와 5개 대도시 공중보건 관리들에게 10월 말 또는 11월 초 백신을 의료진과 고위험군에게 배포할 준비를 하라고 통지했다. 5개 대도시는 뉴욕, 시카고, 필라델피아, 휴스턴, 샌안토니오 등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CDC가 주지사들에 보낸 서한에서 11월 1일까지 백신 유통 시설의 운용에 대한 승인을 완료할 것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대선전 백신 접종 가속

트럼프 대통령이 밀어붙이는 '대선 전 백신 공급'이 실현되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대선 맞수인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와 지지율 격차를 크게 좁히고 있는 가운데, 결정적 한방을 위해 보건당국을 더욱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CDC는 구체적인 백신 접종 방침도 전달했다. 백신은 허가를 받거나 또는 긴급 사용승인을 받은 상태일 것이며 2차례 접종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 서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전당대회 연설에서 백신이 연말 전에 나올 수 있다고 주장한 지난달 27일 각 지방 정부에 전달됐다.

다만 CDC는 이 계획이 확정된 건 아니라면서 "코로나19 백신 상황이 계속 변화하고 있으며 불확실하다. 이 시나리오는 더 많은 정보가 들어오면 바뀔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대선 이전에 백신이 공급될 것이라고 밝힌 뒤 CDC와 미 식품의약국(FDA) 등 관계당국의 대응이 속도를 내고 있다.

스티븐 한 FDA 국장은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임상 3상시험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백신 긴급 사용승인 허가가 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이날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중간 시험결과가 매우 좋다면 임상3상 시험이 끝나기 전에 긴급사용승인이 나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백신 조기 승인 압박에 발맞추기 위해 보건당국이 백신 공급을 지나치게 서두르고 있다는 우려가 크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는 "정부가 보건 공무원들에게 치료제와 백신을 신속히 승인하도록 엄청난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이는 국민의 신뢰를 낮춰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비판했다.

FDA에서 이전에 백신 연구 및 검토를 담당했던 노먼 베일러 박사도 "(당국에는) 검토위원회가 있고 정상적으로 일을 해야 한다"며 "서둘러선 안 된다"고 말했다. 백신 효과를 입증하는 시험은 신뢰할 만한 결과를 낼 때까지 몇년이 걸릴 수 있다. 통상 수만명이 참가하는 3단계 임상 전에 백신의 광범위한 사용을 승인하는 건 상당히 위험할 수 있다고 NYT는 전했다.

■중국, 연내 백신 대규모 접종 돌입

중국도 이날 독자적으로 개발중인 코로나19 백신을 연내에 접종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국유 제약업체 시노팜이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자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해외 근로자들에게 접종키로 했다고 했다고 관영 글로벌타임스가 이날 보도했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시노팜과 화웨이는 전날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고 이 같이 결정했다. 우선 접종 대상은 화웨이 전체 임직원 20만명 가운데 전 세계 170여개국과 지역에 배치된 화웨이 근로자들에게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노팜을 성명에서 "화웨이 20만 근로자의 생명, 안전, 건강을 위해 코로나19 백신뿐만 아니라 생명공학 제품 분야에서 화웨이에 의료 물자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노팜이 개발 중인 백신은 이미 중국 국유기업 직원과 국영 병원 의료진에게 접종한 경험이 있다.

중국의 또 다른 백신 제조업체인 칸시노도 지난 6월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지역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중국 유엔 평화유지군에 백신을 제공했다.

이와 별도로 중국 정부는 러시아 국부펀드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와 러시아의 첫 코로나19 백신인 스푸트니크V 생산에 협력키로 했다. 중국은 이르면 올해 11월부터 스푸트니크V의 생산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칸시노 역시 러시아에서 코로나19 백신 후보에 대한 임상 3상을 시작했다고 글로벌타임스가 이날 밝혔다.
해당 임상 참여자의 백신 접종은 9월 말에 완료되며 결과는 늦은 가을 발표될 예정이다. 칸시노는 지난 3월 후베이성 우한에서 첫 임상에 들어갔으며 6월에 1·2상 결과를 발표했다.
칸시노의 국제 임상 프로젝트에는 4만명의 성인 자원봉사자가 참여한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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