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창업

대표 아닌 직원이 곧장 의사 결정.. 스타트업 키우는 '수평적 문화'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03 18:17

수정 2020.09.08 15:03

마켓컬리, 모든 직원에 재량권
개인 책임 높여 빠른 의사 결정
TF 수시 운영… 부서간 시너지
직방, 사무실 내 파티션 없애
매달 좌석 순환하며 소통 도모
뱅크샐러드, 분기별 성과 공유
실험팀선 직원들 다양한 도전
서울 여의도 뱅크샐러드 본사에서 열린 회의에 직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뱅크샐러드 제공
서울 여의도 뱅크샐러드 본사에서 열린 회의에 직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뱅크샐러드 제공
실리콘밸리에서 'FANG'이라 불리는 글로벌 대기업인 페이스북(Facebook), 아마존(Amazon), 넷플릭스(Netflix), 구글(Google)의 공통점은 남다른 조직문화다. 이들은 수평적인 소통과 조직 내 다양성을 존중하고 회사의 비전을 직원과 함께 만드는 등의 방식으로, 구성원들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이후 고객 만족도를 높여 성공을 거두고 직원들의 만족도까지 사로잡으며 안팎으로 인정받는 기업으로 우뚝 섰다. 제2 벤처붐이 불고 있는 국내 스타트업계에서도 조직문화를 강조하는 예비 유니콘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기존의 보수적이고 기업 중심적 시스템에서 벗어나 구성원들의 업무 집중력을 높여 각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소통도 젊고 빠르게


3일 스타트업계에 따르면 예비 유니콘인 부동산 플랫폼 직방은 사무실에 파티션을 없앴다. 직원과 부서간 구분을 없애 언제든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매달 좌석을 순환하며 다양한 구성원들과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게 했다. 월 2회 진행되는 타운홀 미팅에서는 대표가 중심이 되어 모든 구성원에게 비즈니스 현황, 시장 환경, 각 팀의 현안과 목표를 직접 공유하고 있다.

또 다른 예비 유니콘인 신선식품 배송 스타트업 컬리(마켓컬리)는 소통 과정에서 형식적인 절차를 최대한 배제한다. 대표가 낸 의견이라 하더라도 고객에게 옳은 것이 아니라는 판단이 들면 누구라도 서슴없이 반론을 제기할 수 있다.

조직 내에서도 수시로 태스크포스(TF) 팀을 결성해 협업을 진행하며 부서간 시너지를 도모한다. 또한, 설립 초기부터 강조한 '퀵하게'란 문화를 살리고자 조직 구성원 모두에게 충분한 재량권이 주어진다.

직원 개개인 책임감 높여줘


상장(IPO)을 준비 중인 국내 최대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는 매달 초 '임팩트 포럼'을 열어 전 직원들에게 회사의 성과와 계획을 투명하게 공개한다. 구성원들끼리 칭찬을 이어가는 '칭찬 릴레이 제도'를 통해 긍정적 분위기도 조성하고 있다.

또한 탁월한 성과를 이룬 직원을 정기적으로 선정해 '서퍼상'을, 파트너와 고객에게 긍정적인 기억을 남긴 직원에게 '키퍼상'을 수여해 호텔숙박권, 제주도 왕복항공권, 고급 레스토랑 이용권 등을 리워드로 제공한다. 한 달에 한 번 '노마디즈 데이'를 통해 자율 근무 제도를 시행하고, 3년을 근무한 직원에게는 2주의 유급 휴가와 2주의 노마디즈 위크를 안식 휴가로 지급한다.

금융데이터 플랫폼 뱅크샐러드는 분기별 목표인 'OKR(Objective&Key Result)'를 직원 개개인과 함께 세워서 운영한다.
업무에 대한 성과 분석은 분기별 전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얼라인먼트 데이에서 공유한다. 또한 '실험 플랫폼'팀을 새로 만들어 빠르게 시도하고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늘렸다.


뱅크샐러드 관계자는 "내부 고객인 구성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실험과 학습을 거듭해 기업 문화도 계속 발전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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