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지진도 아니고 태풍에 원전이 고장?" 불안해진 울산, 부산

최수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05 09:00

수정 2020.09.05 13:30

9호 태풍 '마이삭'에 고리원전 4기 가동 중단
탈핵단체 "외부전원을 상실하는 초유의 사고"
7일 역대급 태풍 '하이선' 상륙, 불안감 고조
원전 사고 정보에 대한 공개와 문자 알림 촉구
부산시 기장군 장안읍 고리원전 1~4호기의 모습 /사진=뉴스1
부산시 기장군 장안읍 고리원전 1~4호기의 모습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태풍 ‘마이삭’으로 인해 고리 원전 4기가 멈춘데다 또 다시 북상하는 제10호 태풍 ‘하이선’ 소식에 울산과 부산 등 원전 주변 도시들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5일 울산시와 고리원전 등에 따르면 태풍 ‘마이삭’이 영남권을 관통한 지난 3일 0시 59분께 부산시 기장군 장안읍 신고리 1호기의 자동 중단된 것을 시작으로 신고리 2호기와 고리3호기, 고리 4호기 원자로가 순차적으로 정지됐다.

고리 3,4호기에서 4일 새벽에도 비상디젤발전기가 자동 가동되는 일이 발생해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조사에 나섰다. 비상디젤발전기가 자동 가동된 것은 외부에서 전원을 공급받지 못했다는 의미이다.

인근 울산 울주군 서생면 신고리 3호기도 이번 태풍에 터빈건물 지붕 일부가 손상됐고 4호기와 함께 대기조변압기가 정전되기도 했다. 신고리 3,4호기는 지난 7월에도 집중호우 시 송전설비 관리동 일부에 빗물이 유입되기도 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도 고조되고 있다.

탈핵단체는 이번 태풍으로 고리 1,2호기를 합쳐 원전 6기가 모두 외부전원을 상실하는 초유의 사고가 발생했고, 이는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단체는 또 오는 7일 우리나라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는 제10호 태풍 ‘하이선’의 북상 소식에 원전 사고 정보에 대한 대시민 공개와 문자 알림 서비스 제공을 촉구했다.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울산시민 100만 명이 살고 있지만 사고 소식을 알려주는 등의 조치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폭염과 태풍 등 자연재해와 물론 테러 위협과 핵발전소 사용후핵연료 보관시설 등에 대한 보다 강화된 안전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안전성을 담보 못하는 고리 2,3,4호기와 월성 2,3,4호기의 조기 폐쇄도 요구했다.

울산지역은 시청을 중심으로 반경 30km 이내에 고리 1호(폐쇄결정), 2호, 3호, 4호기 신고리 1호, 2호, 3호, 4호, 5호(건설중) 6호(건설중), 월성 1호(폐쇄결정), 2호, 3호, 4호기 등 총 14기의 원자력발전소 가동 또는 건설 중인 세계 최대의 원전 밀집지역이다.

한편 고리원전 관할인 부산시 기장군도 오규석 군수가 앞장서 지난 3일 고리원전본부를 항의 방문했다.
17만 기장군민들은 대규모 지진도 아닌 태풍에 원전이 고장을 일으켰다는 사실에 큰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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