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손정의, 美 애플·테슬라 급등 주도…5조원 규모 콜옵션

뉴시스

입력 2020.09.07 08:45

수정 2020.09.07 08:45

기술주 연계 콜옵션에 대규모 투기적 베팅 스타트업에 베팅하던 손정의, 전략 변화
【도쿄=AP/뉴시스】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지난해 11월6일 일본 도쿄의 로열파크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소프트뱅크 결산 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2020.09.07.
【도쿄=AP/뉴시스】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지난해 11월6일 일본 도쿄의 로열파크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소프트뱅크 결산 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2020.09.07.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정보기술(IT) 업계의 투자 큰손인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가 최근 미국 나스닥 지수 폭등을 부채질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6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한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대형 기술주 연계 콜옵션을 수십억달러 규모로 사들이는 투기적 베팅을 했다. 이로써 소프트뱅크는 나스닥 시장의 '고래'(짧은 시간에 주가를 움직이는 대형 투자자)가 됐다.

콜옵션은 미리 정한 가격으로 자산을 살 수 있는 파생상품 계약이다.
옵션 매입자는 매도자에게 프리미엄을 지급하되 가격이 자신에게 불리하면 매입 권리를 포기할 수 있다. 향후 대상 자산의 가격이 올라야 옵션 매입자에게 이익이다.

소프트뱅크는 올해 봄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넷플릭스 및 테슬라 등 대형 기술주 관련 콜옵션을 40억달러(4조7500억원) 약 규모로 사들였다. 이는 일반 주식 거래를 기준으로 하면 500억달러(약 59조4700억원) 규모를 매입한 파급력을 가진다.

CNBC에 따르면 특정한 콜옵션에 대한 엄청난 수요가 있을 때 시장은 열광적인 매수세를 놓고 자산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신호로 해석한다. 이는 기초자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며, 이 경우 기초자산은 미국 기술주다.

아울러 콜옵션 매도자의 거래도 주가 폭등을 불렀을 것으로 분석된다. 매도자는 주가 상승에 대비해 손실을 헤지(위험 회피)하려고 해당 종목의 현물주식을 일정량으로 사들이는데, 이때 너무 많은 매도자가 이런 거래를 하면 주가가 급등할 수 있다.

투자자들과 분석가들은 이런 거래 움직임을 포착했지만 배후가 누구인지는 몰랐다고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충격에도 나스닥을 포함한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연일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워 왔다.

이를 둘러싸고 실물경제와 주가 간 괴리가 심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애플, MS,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 모기업 알파벳 등 소수의 대형 기술주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분의 1 수준이다.

소프트뱅크는 우버, 틱톡 모기업 바이트댄스 등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1000억달러 규모 비전펀드로 잘 알려져 있다.


WSJ은 스타트업에 장기 베팅을 해왔던 손 회장의 투자 스타일에 변화가 생겼다고 전했다.

지난 7월 손 회장은 규모와 전략에 있어서 헤지펀드와 비슷한 주식시장 투자를 할 새로운 부서의 설립을 발표했다.
WSJ은 이 펀드가 파생상품 등을 광범위하게 활용해 유동성이 큰 상장 기업에 먼저 투자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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