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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여름엔 단열재로… 봄·가을엔 발전기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07 16:45

수정 2020.09.07 16:45

화학연구원, 스펀지형 열전소재 개발
한국화학연구원 화학소재연구본부 조성윤 박사팀이 스펀지에 탄소나노튜브를 코팅해 만든 스펀지형 열전소재. 화학연구원 제공
한국화학연구원 화학소재연구본부 조성윤 박사팀이 스펀지에 탄소나노튜브를 코팅해 만든 스펀지형 열전소재. 화학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온도차를 이용해 전기를 만드는 기술을 적용해 탄소나노튜브를 코팅한 스펀지를 만들었다. 연구진은 완전히 유연한 열전소재가 개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며 이 스펀지를 압축하면 더욱 전기가 많이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한국화학연구원 화학소재연구본부 조성윤 박사팀이 어디든지 붙여 열을 전기로 바꿔주는 '스펀지형 열전소재'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논문의 제1저자인 김정원 박사는 7일 "이 스펀지를 일교차가 큰 겨울과 여름에는 단열재로 쓰고 봄과 가을에는 압축해 전기를 생산하는 등 패시브하우스에 사용하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가로 5㎝, 세로 5㎝, 높이 2.5㎝ 크기의 스펀지형 열전소재를 만들어 온도를 55℃ 차이가 나는 환경에서 실험했다.

이 소재를 0.5㎜로 압축한 결과 초당 2㎼(마이크로와트)의 전기를 생산해 냈다. 열전소재를 압축하고 복원하는 과정을 1만번 반복해도 형태는 물론이고 전기적 특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김정원 박사는 "이번 실험에서 작은 크기로 만들었지만 더 크게 만든다면 전기를 더 많이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조성윤 박사팀이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해 유연한 열전소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열전소재는 딱딱하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스펀지와 유사하면서도 높게 쌓을 수 있는 탄소나노튜브 폼을 만든 것이다.

하지만 소재 자체가 완전히 유연한 건 아니었다. 압력을 가하면 부서지는 것도 문제였다. 이런 이유로 열전소재를 고무 기판에 넣어 사용해야 했다. 이번에는 아예 스펀지로 열전소재를 만들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한국화학연구원 화학소재연구본부 조성윤 박사팀이 스펀지에 탄소나노튜브를 코팅해 만든 스펀지형 열전소재로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화학연구원 제공
한국화학연구원 화학소재연구본부 조성윤 박사팀이 스펀지에 탄소나노튜브를 코팅해 만든 스펀지형 열전소재로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화학연구원 제공
연구진은 주변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스펀지에 탄소나노튜브 용액을 코팅했다. 탄소나노튜브를 물리적으로 분산시킨 용매를 스펀지에 입힌 후, 용매를 빠르게 증발시킨 것이다.

제조방법이 간단해 대량생산에도 적합하다.
모양을 만들어주는 틀 없이 스펀지를 이용해 열전소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화학연구원 조성윤 박사는 "지금까지 개발된 유연한 소재는 지지체나 전극의 유연성을 이용한 것"이었다면서 "소재 자체가 유연한 건 이번 스펀지형 열전소재가 처음이고 제조방법도 간단해 대량생산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에너지 소재 분야 권위지인 '나노 에너지' 8월호에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