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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發 ‘상가 수난시대’… 석달새 서울 2만곳 문 닫았다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07 17:54

수정 2020.09.07 19:47

강남권 상가 감소세 두드러져
한분기만에 3000곳 폐업
압구정 상권 공실률 16%
폐업 상가 절반은 음식점
서울지역 상가들이 1분기 만에 2만여 개가 사라졌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상가 수난시대'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알짜 상권인 서울 강남권마저 상가 감소세가 두드러지면서 임대료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강남권 상가 가장 많이 줄어… 공실률도 고공행진


7일 부동산114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상가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4분기 서울의 상가 수는 37만321개로 집계됐다. 이는 1·4분기 38만1449개에 비해 2만1178개나 급감한 수치다. 지역별로는 강남이 가장 많이 줄었다.
강남권의 상가 수는 1·4분기 4만4293개에서 2·4분기 4만987개로 3000여개나 감소했다.

강남권 주요 상권의 공실률도 심화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4분기 기준 압구정의 공실률은 16.1%로 강남권 중 가장 높다. 이어 테헤란로(12.6%), 논현역(12.5%), 도산대로(10.2%) 등도 10% 이상의 높은 공실률을 보였다.

공실률 증가로 임대료 하락도 가파르게 진행 중이다. 압구정동 A공인 관계자는 "33㎡ 매장 기준 임대료가 보증금 5000만원에 월 300만원 수준에서 보통 거래되는데 최근 공실률이 높아지면서 월세가 200~250만원수준으로 조정되고 있다"며 "위치가 좋은 매물들이라도 기존 시세보다 20~30%가량 낮아야 그나마 거래가 되는 편"이라고 전했다.

B공인 관계자는 "큰 평수 상가나 지하에 위치한 매물들은 공실이 더욱 심한 편"이라면서 "임대료 조정이 안될 경우 계속 공실로 남아있어 2~3년째 공실인 물건들도 꽤 된다"고 말했다.

없어진 상가 절반이 '음식점'


경영난으로 모든 업종들이 감소세를 보인 가운데 서울에서 가장 많이 줄어든 업종은 음식점이다. 1·4분기 13만4041개에서 2·4분기 12만4001개로 1만40개가 줄어들었다. 3개월 간 감소한 상가 2만여 개 가운데 절반 정도가 음식 업종인 셈이다.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재택근무를 하는 회사가 늘면서 외식과 회식이 줄어 매출이 감소하자 문을 닫은 매장이 많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상가 감소 비중이 큰 업종은 PC방, 유흥업소 등 '관광·여가·오락' 업종으로 나타났다. 1·4분기 1만1741개에서 2·4분기 1만454개로 1260개(10.8%)가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3·4분기에도 서울의 상가 수는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8월 중순 이후 코로나 재확산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 등 다중이용시설의 운영이 한시적으로 중단되거나 제한돼 매출 타격이 불가피해져서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2차 긴급재난지원금을 통해 직접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를 지원한다고 하지만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대출을 갚지 못하고 폐업하게 되면 가계부채 등 사회경제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다방면의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박지영 기자 , 김지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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