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러시아 백신 잘나가네…비서구권 러브콜 쏟아져

홍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08 10:15

수정 2020.09.08 10:27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러시아의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에 동남아, 남미, 중동 등 비서구권 국가들은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앞다퉈 구매 신청을 하고, 자국에서 러시아 백신을 공동 생산하기로 했다.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의구심을 숨기지 않는 서구권 국가들과 대조적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대통령궁은 7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사우디 살만 국왕이 코로나19 백신을 공동 생산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지난 5일엔 이란이 러시아 정부와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협력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와 이란 양측은 러시아 백신을 이란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가 지난달 11일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를 세계 최초로 승인하자, 미국, 유럽 등 서구권에선 임상3상을 거치지 않았다며 불신과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백신 개발을 지원한 러시아 국부 직접투자펀드(RDIF) 측은 이미 20개국에서 10억회분의 백신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이 먼저 러시아 백신을 쓰겠다고 발표했다.

필리핀은 백신 승인이 떨어지자마자 러시아 백신의 구매 요청을 하고, 임상3상 시험을 필리핀에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본인이 직접 백신을 접종받겠다고 선언했다.

베트남 보건부도 지난달 14일 러시아 정부에 스푸트니크 V 구매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중남미 국가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브라질 파라나주 정부는 4일 한 달 안에 러시아 백신의 임상3상 시험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라나주는 지난달 12일 러시아와 백신 생산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도 지난달 스푸트니크 V를 접종받겠다고 밝혔다.

의학저널 '랜싯'은 지난 4일 스푸트니크 V의 모든 임상시험 참여자에게서 코로나19에 대항하는 항체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러시아산 코로나19 백신의 임상시험 결과가 과학적으로 검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조사관들은 임상시험 규모가 작고, 시험 기간도 42일로 짧으며 임상1상 일부에서는 남성 지원자만 참가했다는 점을 한계로 꼽았다.


스푸트니크 V는 지난달 26일 임상3상 승인을 받고, 지원자 4만명을 대상으로 최종 시험을 진행 중이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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