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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고체전지 대량생산 기술 개발했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08 10:19

수정 2020.09.08 11:02

전기연구원, 고체전해질 비용 90% 줄일 기술 개발
기존 리튬전지 생산라인 거의 그대로 활용 가능해
전기연구원 연구팀(왼쪽부터 차세대전지연구센터 박준우 선임연구원, 김민주 연구원, 이상민 센터장)이 고체전해질 용액을 들고 실험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전기연구원 제공
전기연구원 연구팀(왼쪽부터 차세대전지연구센터 박준우 선임연구원, 김민주 연구원, 이상민 센터장)이 고체전해질 용액을 들고 실험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전기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전지로 손꼽히는 '전고체전지용 고체전해질'을 90% 이상 절감해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대량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기술의 최대 장점은 액체 전해질 기반 리튬이온전지 양극을 제작하던 기존의 생산라인을 거의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존 리튬이온전지 제조사들도 공정파트의 설비 일부만 구축하면 쉽게 전고체전지를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차세대전지연구센터 박준우 박사팀이 최근 3년간 연구를 통해 전고체전지용 고체전해질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연구 책임자인 이상민 센터장은 이날 "전고체전지의 가장 핵심이 되는 저가형 고체 전해질 소재에 대한 합성법이 개발돼 그 실현 시기를 앞당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성과가 전고체전지의 대형화 및 대량생산이 요구되는 전기차, 전력저장장치(ESS)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보고 기술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기술에 대한 원천특허 출원을 2019년에 완료했으며, 관심 있는 수요업체를 발굴하여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전지의 상용화를 주도한다는 목표다.

기존 리튬이온전지는 전지 중앙의 전자를 전달하는 물질이 액체로 돼 있지만 전고체전지는 고체로 돼 화재 위험성이 없다. 또 온도 변화나 외부 충격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나 분리막이 따로 필요없다.

KERI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고체전해질 합성법은 낮은 순도의 저렴한 원료(출발물질)로도 성능이 뛰어난 고체 전해질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특수 습식합성법' 기술이다.

기존 방법은 모두 비싼 고순도의 원료를 활용했다. 특수 습식합성법은 기존 고순도 원료 대비 10% 가격인 저순도 원료로도 높은 이온 전도도를 가진 좋은 성능의 고체 전해질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다.

기존 고체 전해질 제조법과 'KERI 특수 습식합성법'과의 비교. 전기연구원 제공
기존 고체 전해질 제조법과 'KERI 특수 습식합성법'과의 비교. 전기연구원 제공
이와 더불어 전고체전지용 양극(+)의 대면적 생산과 생산비용 절감을 가능하게 하는 '고체전해질 최적 함침 기술'도 개발했다. 양극은 전지의 용량을 결정하는 핵심 구성요소 중 하나다.

그동안 전고체전지를 만들기 위해 고체 전해질을 용매에 녹여 전극에 스며들게 하는 방법을 연구해 왔지만, 녹인 용액의 점도가 높아 충분한 양의 고체 전해질 용액이 스며들게 하는 것이 어려웠다.

연구진은 최적화된 함침 공정 설계를 통해 고체 전해질을 양극에 균일하게 분산하는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낮은 비율의 고체 전해질만으로도 전기를 저장하거나 생성하는 활물질을 많이 포함해 높은 에너지밀도를 가진 전고체전지용 양극을 제조할 수 있었다.

이 연구결과는 우수성을 인정받아 세계최고의 과학전문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최근 게재되기도 했다.


박준우 박사는 "KERI 특수 습식합성법은 비싼 원료와 복잡한 고에너지 공정방식이 없어도 고체 전해질을 제조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제조 기술"이라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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