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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기업, 트럼프 ‘디커플링’ 경고에도 中으로 몰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10 12:12

수정 2020.09.10 12:12

지난달 4일 중국 베이징의 마이크로소프트 사옥 옆으로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로이터뉴스1
지난달 4일 중국 베이징의 마이크로소프트 사옥 옆으로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이 최근 미중 갈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국 시장을 두드리며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탈동조화(디커플링)'를 주장하는 미 정부의 강경책을 걱정하면서도 중국만한 시장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는 입장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현지시간) 시장 관계자들을 인용해 최근 중국의 금융 시장 개방으로 시장 내 미 금융사들의 입지가 넓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부터 자본시장 개방을 추진했던 중국은 올해 1월 미국과 1차 무역합의에 따라 개방 속도를 더욱 높였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는 지난 4월 1일부터 외국인이 100% 소유하는 뮤추얼펀드 운용사 설립 및 외국인의 중국 자산운용사 매입을 허용했고 외국계 증권사의 지분 제한도 완전히 철폐했다.

올해 12월부터는 외국계 투자은행도 독자적으로 주식거래 중개 및 투자은행(IB) 업무를 할 수 있다.

주요 미국 금융사들은 개방과 함께 중국으로 몰려들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지난달 중국 정부로 부터 국영 건설은행과 자산운용 합작법인 설립을 허가 받았다. 미 투자자문사 뱅가드는 지난달 홍콩에 있던 아시아 지역 본부를 상하이로 옮긴다고 밝혔다. JP모간은 중국 뮤츄얼펀드 사업을 위해 설립했던 합작법인인 중국국제펀드운용을 완전히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 씨티은행은 지난 2일 발표에서 미 은행 최초로 중국 내 펀드 수탁 면허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씨티그룹 산하 씨티트러스트의 스튜어트 알드크로프트 아시아부문 회장은 최근 미 금융사의 중국행을 두고 "중국을 보면 엄청난 돈이 있다. 세상에 이만한 자산운용자금을 얻을 만한 곳이 또 어디 있나? 그런 기회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FT는 중국 증시가 변동성이 매우 커 펀드 투자 수요가 많다고 지적했고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가구당 증시 투자 비율이 7%에 불과해 미국(32%)보다 성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다국적 컨설팅업체 딜로이트는 중국에 등록된 펀드 규모가 2023년이면 3조4000억달러(약 4031조원)에 이른다고 예측했다.

금융사들의 움직임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대(對)중국 전략과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노동절 연설에서 "중국과 탈동조화를 해서라도 중국에 대한 의존을 끝내겠다"며 "미국을 세계 제일의 제조업 강대국으로 만들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상하이 주재 미국 상공회의소는 9일 발표한 올해 사업보고서에서 지난 6월 16일부터 1개월 간 중국 내 346개 회원사를 상대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중국을 떠나겠다고 답한 기업이 많지 않다고 밝혔다.

조사에 의하면 응답 기업의 78.6%는 현재 투자 배분 지역을 바꾸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는 전년보다 5.1%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제조업체의 경우 70.6%가 중국 공장을 해외로 옮길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14%는 공장을 미국 외 다른 지역으로 옮길 생각이 있다고 답했고 미국으로 옮기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3.7%에 그쳤다.


미중 갈등의 그림자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응답자의 55.5%는 중국 내 반미 감정으로 인해 직원 채용과 물류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양국 간 무역전쟁과 관세보복때문에 투자를 미루겠다고 답한 기업은 22.5%로 지난해(32.3%)보다 감소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