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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논단] IT 강국을 넘어 AI 강국 되려면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10 18:08

수정 2020.09.10 18:08

[fn논단] IT 강국을 넘어 AI 강국 되려면
인공지능에는 좁은 의미의 인공지능(ANI:Artificial Narrow Intelligence)과 일반적 의미의 인공지능(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이 있다.

AGI는 인간의 뇌가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다 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지만, AGI 개발에는 별 진전이 없다. 한국이 이스라엘이나 스웨덴처럼 AI 강국이 되려고 각축하고 있는 분야는 AGI가 아니고 ANI다. 스마트공장이나 스마트농장에서 일하는 인공지능은 ANI다. 판례를 검색하고 재판하는 인공지능 법률가, 자율주행차를 운행하는 인공지능 운전기사, 바둑을 두는 인공지능 바둑기사, 환자를 진단하는 인공지능 의사도 ANI다.

한국은 'AI 국가전략', 스웨덴은 'AI 국가적 접근(National Approach for AI)', 이스라엘은 '국가 AI 계획(National AI Plan)', 미국은 'AI 이니셔티브(The American AI Initiative)', 영국은 'AI 섹터 딜(AI Sector Deal)', 일본은 'AI 전략 2019', 중국은 '차세대 AI 발전 규획'으로 AI인재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19년에 고려대, KAIST, 성균관대, 광주과기원, 포항공대를 AI 분야 고급인재 양성 거점 AI 대학원으로 선정했다. AI 대학원들은 금융, 지능형 에이전트, 게임, 자율주행 자동차, 보안, 에너지, 공장 자동화, 정밀의료서비스, 유통물류 시스템, 미디어, 데이터, 반도체, 통신, 헬스케어 등 분야별로 AI 기술을 접목할 수 있는 인재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0년에 연세대, 울산과기원, 한양대를 AI 대학원으로 추가 선정했다. 아울러 부산대, 인하대, 충남대, 한양대에리카 등 4개 대학을 AI 융합연구 및 인재를 양성할 AI 융합연구센터로 선정해 향후 10년간 정부가 재정을 지원한다.

다른 대학들은 AI 인재 양성을 위해 각자도생하고 있다. 나는 판교밸리를 방문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판교밸리로 일터를 옮긴 전문가를 만났다. AI 강국이 되려면 AI 개발 인재뿐만 아니라 금융, 제조, 경영, 의료, 교육, 관광 등 실생활에서 AI를 활용하고 문제를 풀 수 있는 AI 활용 인재도 양성해야 한다는 조언을 들었다. 내가 2-3-4년제 특성화 대학인 인천재능대학교를 인공지능과 바이오 선도대학(AI-Bio Frontier)으로 변혁을 시도하니까, 명문 대학원 수준에서나 AI 특화교육을 하는 걸로 알고 있던 사람들이 기대 반 우려 반 눈길을 주고 있다.

한국이 IT 강국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기업의 선도적 역할, 대학과의 산학협력이 컸기 때문이다. 한국이 AI 강국이 되기 위해서도 기업의 선도적 역할과 산학협력이 절실하다. 기업이 제몫을 하도록 만들려면 AI 생태계 조성에 불필요한 규제는 철폐해야 한다. IT 강국을 넘어 AI 강국이 되려면 AI 생태계 구축이 필수적이다. AI 생태계 구축은 AI 교육에서 시작된다.


20대 국회에서 국가교육위원회 관련 법안이 발의됐고, 최근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7개 시·도 교육감들과 함께 국가교육위원회를 조속히 설치하자는 공동결의안을 채택했다. 교육정책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바뀌거나 같은 정권 내에서 교육부 장관이 바뀔 때마다 바뀌는 폐단을 방지하고, 국가 차원에서 국가의 미래를 만드는 장기적 교육정책을 수립·집행하는 권한이 부여될 국가교육위원회 법안을 다루는 국회의원들은 AI가 세상을 바꾸고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국가교육위원회가 성공하려면 교육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는 기능이 부여돼야 한다.

■약력
△67세 △고려대 교육학과 △미국 미시간주립대 교육행정학과 석·박사 △고려대 교육대학원 원장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원장
권대봉 인천재능대 총장·고려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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