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秋인사가 두려운 檢… 특임·특검이 답

유선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10 18:10

수정 2020.09.10 18:10

[기자수첩] 秋인사가 두려운 檢… 특임·특검이 답
"솔직히 현직 법무부 장관 일가를 수사하는 게 검사들에게는 너무 큰 부담입니다."

재경지검 모 검사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군 휴가특혜 의혹 등 수사를 두고 한 말이다. 제대로 수사해 재판에라도 넘길 경우 인사권을 쥐고 있는 추 장관으로부터 미운털이 박혀 인사고과에서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간 추 장관의 인사 행보를 보면 숙청에 가깝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올 초 추 장관 임명 후 이뤄진 첫 검찰인사에서 청와대의 선거개입 등 수사를 지휘하던 대검찰청 참모진과 중간간부 등 모두가 자리를 옮겼다. 최근 단행된 고위간부 인사에서도 현 정권 등 수사 검사들은 대부분 좌천됐다.


이렇다보니 일선 검사들 사이에서는 추 장관의 공정성과 신뢰성에 기대를 안한 지 오래됐다. 정계에서는 '어인추'(어차피 인사는 추미애 장관 뜻대로)라는 말까지 나돈다.

서울동부지검이 지휘하는 추 장관 및 아들 수사도 어찌 된 영문인지 9개월째 '감감무소식'이었다. 최근 고기영 동부지검장이 갑작스레 법무부 차관으로 영전한 데 이어 수사 검사들이 인사가 나거나 사표를 내는 등 사실상 수사팀이 해체되기까지 했다.

추 장관을 향한 여론이 갈수록 악화되자 그는 관련 수사에 대해 일절 보고받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고, 동부지검도 그제야 군 관련자 소환에 나선 모양새다.

현재 추 장관 일가 의혹들이 속속들이 나오고 검증을 받고 있다.

그러나 검찰 수사를 믿지 못하겠다는 국민 여론이 들끓고 있다. 그간 동부지검의 진척 없었던 수사 상황과 '빅마우스'인 추 장관의 존재만으로도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장관 시절 자택 압수수색에 나선 검사에게 전화한 것만으로도 검사의 부담감은 가중됐다. 추 장관이 일절 관여할 수 없는 느낌을 주려면 인사의 영향을 받지 않는 특임검사나 특별검사가 답인 셈이다.


청와대가 비공개 처리했던 '한동훈 검사장이 수사하게 해달라'는 내용의 국민청원이 왜 올라왔는지 생각해 볼 때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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