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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회복, 벌써 둔화 조짐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12 04:41

수정 2020.09.12 04:41

[파이낸셜뉴스]
독일 볼프스부르크 폭스바겐 공장에서 지난 4월 27일(현지시간) 한 노동자가 마스크를 쓴 채 일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독일 볼프스부르크 폭스바겐 공장에서 지난 4월 27일(현지시간) 한 노동자가 마스크를 쓴 채 일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가 해제되면서 급속한 회복 흐름을 탔던 세계경제 성장이 다시 둔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이하 현지시간) 5월 경제재개 이후의 급속한 회복 탄력이 이미 소진되고 있다는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의 복귀는 수개월 또는 수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발표된 영국 국내총생산(GDP) 통계는 모멘텀 약화를 잘 보여주고 있다.

영국의 7월 GDP 성장률은 전월비 6.6%로 6월 기록한 8.7%에 비해 크게 둔화됐다.
2·4분기 20.4% 줄었던 GDP가 3·4분기에는 15% 증가할 것임을 보여준다.

나쁘지 않은 회복세이지만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복귀가 그만큼 더뎌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돼 경제에 심각한 충격을 주기 직전인 2월에 비해 영국 GDP가 여전히 11.7% 낮은 수준임을 가리키고 있다.

특히 대면활동에 기대고 있는 서비스업은 2월 대비 12.6% 생산이 둔화된 상태다. 방역이 상대적으로 쉬운 산업 부문은 감소폭이 7%로 비교적 낮다.

영국의 사례는 산업 구조가 서비스업 위주인 선진국 대부분의 경기회복이 길고 고통스러울 것이라는 상당수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을 강화시켜준다.

프랑스 보험사 악사의 질 모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요국들이 전반적인 봉쇄에 들어가지 않는한 경제는 계속해서 상처를 치료해나가겠지만 수개월 전 경제재개 당시의 급격한 회복세는 지속할 수 없다"고 비관했다.

모에는 "어려운 부분은 이제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영국 경제는 2022년까지는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가장 공신력 있는 GDP 전망치를 내놓는 애틀랜타 연방은행은 미국의 GDP 성장률이 2·4분기 마이너스(-)9.1%에 이어 3·4분기에는 플러스로 전환되면서 7%로 높아지겠지만 4·4분기에는 1.25%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경제가 회복하는 시기도 2022년 초반에야 가능할 것으로 비관하고 있다.

주요20개국(G20) 경제 역시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의 코로나19 확산이 반영돼 1·4분기에 1998년 관련통계 집계 이후 최대 성장률 감소세를 기록한데 이어 2·4분기에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성장률을 나타낸 바 있다.

유럽중앙은행(ECB) 수석 이코노미스트 필립 레인은 11일 블로그에서 유럽 경기회복이 더딘데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은 취약해 앞으로 수개월 안에 추가 부양책이 나올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기업들의 경기전망도 개선되고는 있지만 활력은 둔화되고 있다.

JP모간의 의뢰로 IHI마킷이 집계하는 45개국 구매관리자지수(PMI)는 7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전망은 어둡다.

코로나19 재확산 속에 일본, 인도, 호주, 카자흐스탄, 스페인, 이탈리아 등의 기업활동이 둔화된 것으로 나탔다.
이들 국가가 전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이른다고 WSJ은 전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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