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커피 내리고 햄버거 서빙… 손님 마주치면 "잠시 지나갈게요" [로봇이 일상 속으로 ]

이정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13 17:47

수정 2020.09.13 17:47

키오스크 주문 후 로봇이 음식 전달
매장 내 고객·직원 접촉 최대한 줄여
테이블 사이 통로도 정밀하게 주행
우아한형제 렌털 300대 공급 목표
배달의민족의 신규 서빙로봇 딜리플레이트K
배달의민족의 신규 서빙로봇 딜리플레이트K
노브랜드 버거 역삼역점에서 고객들이 서빙 로봇으로부터 음식을 픽업하고 있다. 신세계푸드 제공
노브랜드 버거 역삼역점에서 고객들이 서빙 로봇으로부터 음식을 픽업하고 있다. 신세계푸드 제공
#. 30대 직장인 조모씨는 최근 강원 속초의 한 물회 음식점에서 서빙로봇을 발견했다. 배달의민족이 음식점이나 카페 등을 대상으로 렌트사업을 하고 있는 실내 배달로봇 '딜리(사진)'였다. 조씨는 "생각보다 정확하게 위치를 찾아서 이동하는 모습과 앞에 사람이 있을 때는 미리 인식하고 '지나갈게요' 멘트를 하는 것이 신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들도 무거운 것을 들고 다니지 않아 상대적으로 여유로워 보였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선호현상이 확산되면서 카페나 음식점에 로봇을 도입하는 곳이 점차 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예상보다 장기화되면서 이 같은 분위기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푸드는 최근 문을 연 '노브랜드 버거' 서울 역삼점에 서빙로봇을 들였다. 매장 내 고객과 직원의 접촉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다. 고객은 키오스크에서 메뉴를 주문하고 픽업존에서 서빙로봇이 전달해주는 음식을 받으면 된다.

카페 브랜드 '달콤'은 최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에 로봇카페 '비트'를 오픈했다. 전국 90번째 점포로, 연내 150호점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곳에서는 프랜차이즈 커피 수준의 음료를 무인 워크스루 방식으로 빠르고 안전하게 제공한다. 전용 애플리케이션과 키오스크, 모바일 기반의 음성 등 100% 비대면 주문결제로 운영되며 원두 선택과 시럽 양, 진하기 조절 등 개인화된 메뉴 주문도 가능하다.

달콤 측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커피를 안전하게 즐기려는 소비자가 늘면서 비트의 로드상권 진출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며 "올해 상반기에만 대형마트 및 아울렛, 리조트, 휴게소, 대학교, 박물관 등 다양한 생활밀접 상권에 20개 이상의 매장이 새로 문을 여는 등 빠르게 점포 수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KT는 외식업체 엠에프지코리아와 손잡고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매드포갈릭' 봉은사 현대아이파크타워점에서 인공지능(AI) 서빙로봇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KT 융합기술원에서 자체 개발한 3D 공간맵핑 기술, 자율주행 기술 등을 적용해 좁은 통로를 정밀하게 주행하고 장애물도 피해간다. 최대 테이블 4곳에 주문한 음식을 나를 수 있다. KT 관계자는 "올해 안에 새 모델이 나올 것"이라며 "점차 적용되는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업그레이드된 로봇이 나오면 구체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빙로봇 확산에는 배달의민족 딜리가 한몫을 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11월 서빙로봇 렌털 프로그램을 시작했는데 현재까지 전국 77곳 식당에 104대가 운영 중이다. 올해 들어선 적재용량을 늘린 모델과 카페·소규모 식당 서빙에 특화한 모델 등 신규 라인업 2종을 추가했다. 렌털 가격은 적재 용량을 늘린 '딜리플레이트L01' 기준으로 2년 계약 월 90만원, 3년 70만원이다. 회사 측은 연말까지 300대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외도 상황은 비슷하다.
일본 모스버거 오사키지점에는 '오리히메'라는 로봇 직원이 등장했다.

아바타 로봇 오리히메는 주문을 받고, 메뉴를 설명하는 것이 주요 임무다.
네덜란드 레네세에 위치한 음식점 '로열팰리스'는 서빙로봇 2대를 도입했는데 손님을 맞고, 음식을 서빙하는 것은 물론 사용한 접시까지 수거한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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