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시·군·구→시·도, 강화하는 안전진단…정비업계 잰걸음?

뉴스1

입력 2020.09.16 06:15

수정 2020.09.16 06:15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4아트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모습.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4아트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모습.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 단지. 기사와 직접 연관 없음.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 단지. 기사와 직접 연관 없음.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전형민 기자 = 정부와 여당이 재건축 안전진단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안전진단의 주체를 관할 시·도로 확대하는 법안을 발의하면서 정비업계의 발걸음이 빨라지는 모습이다.

'6·17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당시 내놓은 정비사업 규제 정비 방안의 하나다. 법안이 통과하면 정부는 안전진단의 공정성과 객관성이 확보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정비 업계는 '규제만 강화하는 것'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이다.

16일 국토교통부와 국회에 따르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조응천 의원은 지난 10일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연말까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을 개정해 재건축 사업에서 안전진단기관 선정의 주체를 기존 시·군·구 등 기초 자치단체에서 광역 자치단체(시·도)로 확대하도록 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조 의원은 개정안 제안이유에서 "현행법은 정비계획의 입안권자인 시장·군수·구청장이 안전진단기관을 선정하도록 하고 있다"며 "이들이 재건축 조합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안전진단기관의 독립적 업무 수행에 지장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고 설명했다.

밀접한 관련자로 분류되는 해당 지역 현직 지자체장보다 윗선인 광역 지자체장에게 관리·감독의 권한을 맡겨 공공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업계는 현 정부 들어 좁아진 정비사업의 문이 더 좁아질 것으로 우려했다. 이러한 개정으로 기존과 비교해 아무런 실익이 없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정비사업 관계자는 "기초 지자체가 정비사업을 맘대로 진행하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광역 지자체의 도시계획 아래서 진행한다"며 "이번 개정으로 공공성이나 투명성을 확보한다는 것은 뜬구름 잡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예 노골적으로 중앙에서 모든 정비 사업을 원하는 대로 통제하겠다는 시그널"이라고 덧붙였다.

정비업계도 잰걸음으로 대응하는 분위기다. 기존에 정비사업을 추진해왔거나, D등급으로 '조건부 승인'을 받은 사업장을 위주로 법안 시행 전 안전진단 통과를 서두를 것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의 재건축 사업은 방법이 없어 보이지만 상계동이나 목동, 방이동 등 재건축을 준비 중이거나 조건부 승인을 받은 지역 조합들의 마음은 다급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의 재건축 규제 강화인 이번 개정안이 정부의 수도권 주택공급에도 차질을 야기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재건축 허가를 쉽게 내주지 않겠다는 게 사실상 입법 취지인 만큼 재건축사업이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며 "공공재건축 말고는 재건축을 하지 말라는 무언의 압박으로 느껴지기도 한다"고 전했다.


한편 개정안에는 부실 안전진단기관에 대해 징역 2년 이하, 과태료 2000만원, 입찰제한 1년 등의 제재를 강화하는 처벌 규정도 추가했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