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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판 공수처' 윤리감찰단 출범…윤미향·이상직·김홍걸 조준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16 11:25

수정 2020.09.16 11:25

윤리감찰단장에 부장판사 출신 최기상 임명
당내 선출직 공직자 부정부패 등 다뤄
이낙연, 잇단 공개경고 속 여론 역풍 차단
추미애 논란 확산에 이낙연 리더십도 시험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이 16일 소속 국회의원·지방자치단체장·지방의원의 부정부패·일탈 등을 감찰하는 윤리감찰단을 출범시켰다. 민주당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인 셈이다.

윤리감찰단장에는 부장판사 출신 초선 최기상 의원이 임명됐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 재임 시절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기부금 유용 의혹 등으로 검찰에 기소된 윤미향 의원, 임금체불·편법증여 의혹을 받는 이상직 의원, 재산축소 신고 논란을 일으킨 김홍걸 의원 등이 첫 감찰 대상이 될 전망이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와 주요 당직자 부정부패, 젠더폭력 등 불법 일탈 문제를 법적, 도덕적, 윤리적 관점에서 다뤄 윤리심판원 등에 넘기게 된다"며 "당헌·당규 사회상규와 양심에 따라 엄중하게 독립적으로 업무를 처리해 당 구성원들의 윤리를 확립하고, 당 신뢰를 높이는데 기여해달라"고 밝혔다.

윤리감찰단은 이낙연 대표가 지난 당 대표 선거에서 공약한 사안이다. 윤리감찰단은 검찰로부터 횡령·배임, 사기 등 6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윤미향 의원에 대한 감찰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최고위는 윤 의원이 맡고 있던 중앙당 중앙위원, 전국대의원, 을지로위원회 운영위원 등 3개 당직 정지 안건을 이날 의결할 방침이다. 더불어 이 대표가 최근 회의에서 공개 경고를 보낸 이상직·김홍걸 의원 등도 감찰 대상이 될 전망이다.

여당 의원들의 잇단 도덕성, 공정성 논란을 조기에 차단하지 않을 경우 여권 전반을 향해 민심의 역풍이 불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전임인 이해찬 전 대표 체제와 결이 다른 강경한 대응으로 해석된다.

이 전 대표는 윤미향, 이상직 의원 등 일부 의원들의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당내 함구령을 내리는 등 침묵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이낙연 대표는 사회적 물의를 빚어 지탄을 받은 당내 의원들을 향해 공개적으로 경고 메시지를 내고 있다. 이 대표의 '입단속' 주문에 포털사이트 뉴스편집 개입과 카투사(미군에 배속된 한국군) 비하 발언 등으로 논란을 일으킨 윤영찬·우상호 의원도 돌출행보 하루 만에 사과했다.

다만,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복무 특혜 의혹 대응방침은 이 대표에게 최대 고심거리로 떠올랐다.
일단 이 대표는 명확한 위법요소가 파악되지 않았다는 판단 하에 "정쟁을 자제하고 검찰 수사 결과를 기다리는 게 옳다"며 추 장관을 둘러싼 의혹에 선을 그으며 엄호에 나서고 있지만, 과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논란 당시 "공정성에 대한 깊은 회의가 국민 사이에 싹 텄다”면서 비판적 입장을 취한 것과는 사뭇 다른 대응이라는 지적이다.

민주당 주류인 '친문'(친문재인) 세력이 추 장관을 적극 엄호하고 있는 점도 이 대표 고심을 더하는 요인이다.
이 대표가 여권 유력 대선주자지만 당내 기반이 약한 상황에서 추 장관 논란을 돌파할 이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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