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2010년 생물다양성 약속, 20개 중 1개도 못지켰다"

뉴시스

입력 2020.09.16 17:21

수정 2020.09.16 17:21

유엔 보고서 "인류, 갈림길에 서 있다" "아직 늦지 않았다"…집단적 노력 필요
[하와이=AP/뉴시스] 2017년 하와이 섬 인근의 바닷가에서 물고기들이 산호초 사이를 누비는 모습. 유엔은 15일(현지시간) 세계 생물다양성 전망보고서를 발표하고 2010년 생물다양성협약(CBD) 총회에서 발표한 '아이치 목표 2020'가 단 한 개도 달성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2020.9.16.
[하와이=AP/뉴시스] 2017년 하와이 섬 인근의 바닷가에서 물고기들이 산호초 사이를 누비는 모습. 유엔은 15일(현지시간) 세계 생물다양성 전망보고서를 발표하고 2010년 생물다양성협약(CBD) 총회에서 발표한 '아이치 목표 2020'가 단 한 개도 달성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2020.9.16.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2010년 일본 나고야에서는 세계 196개국 정상들이 모여 생물다양성협약(CBD) 총회를 열었다. 이들은 생물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한 20개의 전략계획인 '아이치 목표 2020'를 세우고 2020년까지 이를 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약속했던 2020년, 과연 세계 정상들의 생태계 보호 목표는 어디까지 이뤄졌을까?

15일(현지시간) 유엔에 따르면 20개의 야심찬 목표 중 제대로 지켜진 항목은 단 한 개도 없었다. 다만 6개 항목은 '부분적'으로 달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유엔은 이날 세계 생물다양성 전망보고서를 발표하고 "인류는 후대에 어떤 자연 유산을 남길지 갈림길에 서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그러면서 "생물다양성은 오히려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으며, 이같은 감소의 압박은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기후위기 속에서 현재의 궤도를 이어간다면 생물다양성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지속 불가능한 생산과 소비, 인구 증가, 기술개발 등의 문제를 지적했다.

◇ 세계 산림 벌채율, 3분의 1로 줄었지만…

부분적으로 목표를 달성한 6개 분야는 외래 침입종 방지, 보호지역 보존, 유전 자원(genetic resources)의 이익 공유와 접근성 확보, 생물다양성 전략 및 행동계획을 통한 이익 공유, 자원의 동원 등이다.

특히 전 세계의 삼림 벌채율은 지난 10년 전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많은 국가가 외래 침입종을 성공적으로 퇴치했다. 일부 국가는 적극적인 어업 정책을 도입했는데 이를 통해 어종의 남획을 막고, 환경 파괴로 인한 타격을 입었던 일부 어종을 되살려냈다고 밝혔다.

세계 각국이 해양과 육지의 보호구역을 확대한 것도 성과다. 유엔 보고서는 "이같은 행동 계획이 없었다면 지난 10년간 멸종된 조류와 포유류는 2~4배 더 늘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벨테라=AP/뉴시스] 2019년 11월 브라질 아마존의 삼림 지대가 농경을 위해 경작된 모습. 유엔은 15일(현지시간) 세계 생물다양성 전망보고서를 발표하고 2010년 생물다양성협약(CBD) 총회에서 발표한 '아이치 목표 2020'가 단 한 개도 달성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2020.9.16.
[벨테라=AP/뉴시스] 2019년 11월 브라질 아마존의 삼림 지대가 농경을 위해 경작된 모습. 유엔은 15일(현지시간) 세계 생물다양성 전망보고서를 발표하고 2010년 생물다양성협약(CBD) 총회에서 발표한 '아이치 목표 2020'가 단 한 개도 달성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2020.9.16.


◇ 숲·열대지방의 생물 서식지 사라져…이상고온 원인

세계 습지 보존, 천연자원의 사용 감축, 원주민 공동체와의 공동 목표 설립 등 '아이치 목표 2020'의 20개 약속 중 14개 항목은 오히려 상황이 악화됐다.

특히 숲과 열대지방의 생물 서식지는 빠르게 사라졌다. 이는 지구 이상고온의 원인이 되고 있다. 세계적인 습지의 면적이 줄어들고, 강수가 적어지며 '담수 다양성'에도 중대한 위협이 닥쳤다.

바다에는 플라스틱이, 땅에는 살충제가 10년 전보다 더 많이 확인되고 있다. CNN은 유엔 보고서를 전하며 "산호초는 죽어가고 있는데, 천연자원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야생동물의 개체수는 1970년 이후 3분의 2 이상 감소했다. 지난 10년 동안에도 개체수는 꾸준히 줄어들었다.

세계 각국이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해 투입하는 자원도 부진하다. 현재 196개국이 환경에 투자하는 비용은 연간 780억~910억 달러(약 91조~106조원)다. 유엔은 생물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투자 비용에 2~3배 이상 증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아직 늦지 않았다"

유엔 보고서는 "우리는 아이치 목표 중 어느 것도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자성하면서도 "생물다양성을 확보하고, 현재의 감축 추세를 늦추고, 다양성을 확대하기에는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세계가 지속 가능성을 위해 ▲토지 및 산림 ▲농업 ▲식량 시스템 ▲수산 및 해양 ▲도시와 기반 시설 ▲담수 ▲기후행동, 그리고 이를 통합한 ▲하나의 건강(One Health) 이라는 글로벌 틀을 구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8개의 각 영역에 보다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예를 들어 도시에 더 많은 녹지 공간을 마련하는 것, 새로운 도로를 지을 때 생물다양성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는 것 등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은 이번 보고서에서 "해결책을 찾는 건 매우 힘든 일이다. 그러나 정말 중요하며, 우리는 지금 이를 실패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유행은 결국 우리가 사는 세상을 다루는 방식과 인류의 질병의 연관성을 보여준 사례"라며 "생물다양성을 보호하고 회복하기 위한 행동은 집단적 노력을 위한 필수적인 부분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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