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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사재기 끝나자 D램값 상승세 주춤

4분기 가격 10% 하락 전망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악재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수출 제재에 들어가자 이달 들어 오름세를 지속했던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주춤하고 있다.

제재 직전까지 패닉바잉(공포매수)에 집중했던 화웨이의 반도체 매집이 끝나면서 3달러를 목전에 둔 D램 현물가의 상승세가 꺾인 것으로 풀이된다. 올 4·4분기 D램 가격이 10% 가량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코리아'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DR4 8기가비트(Gb) D램 현물 가격은 15일 2.945달러로 3일째 변동없이 정중동인 것으로 나타났다. 8월에 줄곧 2.5~2.6달러 선을 유지한 D램 현물가는 9월 들어 급격한 오름세를 지속해왔다. D램 현물가가 2.9달러를 상회한 것은 지난 6월 15일 이후 석달 만이었다. 하지만 시장에선 현물가의 상승세가 곧 꺾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급격한 가격 상승은 화웨이의 재고 축적을 위한 러시오더(긴급주문) 영향으로,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어서다. D익스체인지는 "D램 가격의 상승세는 화웨이에 대한 제재 조치가 강화되는 시점인 14일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4·4분기 D램 가격이 전분기보다 10% 이상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급성장한 서버용 D램 시장의 수요 둔화가 뚜렷해 메모리의 몸값은 예전만 못하다. 현재 북미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서버 D램 재고는 6~8주로 정상 수준인 4~5주 대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시간 가격인 현물가는 기업간거래 가격으로 쓰이는 고정가를 선행하는 구조다. 기업들은 보통 분기별로 메모리 가격을 계약하는데, 현물가가 고정가에 영향을 미치려면 가격 흐름이 추세적으로 계속돼야 한다.

이에 따라 최근 일시적 상승은 하반기 고정가에 유의미한 변화를 미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지난 7월 공급 과잉으로 급락했던 D램 평균 고정가는 8월 3.13달러로 하락세를 멈췄으나 상승 전환은 어렵다는 전망도 이런 맥락이다. 결국 고정가가 오르지 않으면 아직 메모리 매출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 폭은 제한적이다.


시장에선 반도체 구매액 3위인 화웨이의 빈자리를 오포, 비보, 샤오미 등 다른 중국업체가 메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업체로부터 앞으로 반도체 주문량이 얼마나 늘어날지도 주목할 부분이다. 내년 화웨이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15%에서 4%로 추락하지만, 전체 글로벌 수요는 5G 경쟁으로 올해보다 증가한 최소 13억대 이상이 추정된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