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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UAE·바레인 평화협정 중재하고 무기 팔려는 美

트럼프 서명 앞서 무기매각 시사
대선 앞두고 홍보·실리 챙겨
5개국과 추가 관계 정상화 추진
팔레스타인, 이스라엘에 로켓 발사

이스라엘-UAE·바레인 평화협정 중재하고 무기 팔려는 美
대선을 약 2개월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랍 3개국과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를 주선하며 국제적인 '평화 중재자' 역할을 자처했다.

AP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셰이크 압둘라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외무장관, 바레인의 압둘라티프 빈 라시드 알 자야니 외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아브라함 협정'에 서명했다.

유대교와 이슬람교, 기독교의 공통 조상인 아브라함의 이름에서 따온 이번 협정은 UAE와 바레인이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고 외교 관계를 수립하는 내용을 담았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움직임이 중동에서 이란을 포위하는 전략인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전 업적쌓기라고 분석하며 팔레스타인의 반발 등 후폭풍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렇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협정을 주선하며 정치적 홍보 효과와 경제적 실리를 모두 취했다는 평가도 함께 나오고 있다. 이번 공로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1년 노벨평화상 후보로 최근 지명됐다.

미 대형 우파 단체 믿음과자유연맹의 랄프 리드 대표는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를 통해 트럼프가 이번 협정으로 중동 지역에 평화 진전을 위한 역사적인 업적을 이뤘다고 칭찬했다.

■UAE에 전폭기 구매 청구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서명식에 앞서 이스라엘에 판매한 미국 무기를 다른 중동 국가에도 팔 수 있다며 UAE가 F-35 전폭기 구매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프랑스 공영 프랑스24방송은 이란이 이번 협정으로 안보상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미 좌파 비정부단체 미국유대인민주당협의회의 헤일리 소이퍼 대표는 "이번 협정은 긍정적이긴 하지만 서명식 자체가 트럼프의 국내 정치용으로 추진됐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명식에 증인 자격으로 참석한 트럼프는 "우리는 오늘 오후에 역사의 흐름을 바꾸기 위해 모였다"고 말했다. 그는 "수십 년 간의 분열과 갈등 이후 우리는 새로운 중동의 여명을 맞이한다"고 선언했다.

이스라엘은 1948년 독립한 이후 주변 아랍 국가들과 4차례의 전쟁을 치르며 긴장을 유지했다. 이집트와 요르단은 각각 1978년, 1994년에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에 나섰지만, 나머지 아랍 국가들은 팔레스타인이 독립할 때까지 이스라엘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다. 아랍 연맹국인 모리타니는 1999년에 이스라엘과 국교를 수립했지만 2010년에 단절했다.

이날 서명으로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에 나선 아랍 국가는 4개국으로 늘었다. 트럼프는 이날 서명에 앞서 "약 5개 국가와 추가적인 관계 정상화가 매우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력한 후보는 오만과 수단, 모로코 등이 거론되고 있다.

아랍 이웃들에게 배신당한 팔레스타인은 이번 협정을 강경하게 비난했다.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AFP통신을 통해 "평화와 안보, 안정은 이스라엘의 점령행위가 끝날 때까지 이룰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선 이스라엘 남부를 향해 로켓 2발이 발사됐으나 요격됐다. UAE는 같은날 성명에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정착촌 합병을 중단한다고 약속했다며 여전히 팔레스타인 독립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UAE는 이번 협정으로 팔레스타인 역시 이스라엘과 건설적인 대화를 위해 외교적 접근 방법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란 포위망 구축, 사우디 행보 주목

영국 BBC는 이번 수교의 배경에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와 시아파 대표 이란의 갈등이 깔려있다고 분석했다. 이란은 과거 시리아 내전과 이슬람국가(IS) 토벌전을 거치면서 이라크와 시리아 부근에 시아파 세력을 확장했다.

위기감을 느낀 사우디는 이란과 원수지간인 이스라엘 및 미국과 가까워졌다. 트럼프의 유대인 사위인 제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은 사우디와 이스라엘을 오가며 3국의 협조를 조율했다. 사우디는 지난달 UAE와 이스라엘을 오가는 첫 항공편 운행과 동시에 이스라엘 국적기의 사우디 영공 통과를 허가했다.
UAE와 바레인 모두 사우디와 협력하는 수니파 동맹국들이다.

관계자들은 사우디가 수니파 종주국이라는 위상을 고려했을 때 이른 시일 내에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에 나서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영국 엑세터대학 아랍이슬람연구소의 마크 오웬 존스 교수는 사우디가 이번 협정을 두고 일단 여론을 지켜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