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인터뷰]"물 순환 복원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한다"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17 15:05

수정 2020.09.17 17:48

최진석 서울시 물순환안전국장
최진석 서울시 물순환안전국장이 올해 수립 예정인 '서울 2040 물순환 회복 기본계획'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최진석 서울시 물순환안전국장이 올해 수립 예정인 '서울 2040 물순환 회복 기본계획'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서울시에는 물순환안전국이라는 부서가 있다. 하늘에서 내린 비가 땅에 흡수되고 하천을 통해 바다로 간 이후 증발하면 다시 비로 내리는 것이 물 순환의 고리다. '물 순환'은 인간이 아닌 자연이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서울시에 물순환안전국이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진석 서울시 물순환안전국장은 이 질문에 '기후변화'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왔다.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등으로 덮인 도시에 비가 내리면 빗물이 땅으로 흡수되지 않는다. 물 순환 고리 중 하나가 인간에 의해서 끊어진 것이다. 이 같은 '도시 내 불투수면(콘크리트 등으로 덮여 있어 물이 스며들 수 없는 지표면)'을 복구만 해도 평균온도가 떨어지는 효과가 있다. 그만큼 기후변화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의미다.

최 국장은 "사실 물 순환은 지자체의 일이 아니다. 전 지구적, 전 국가적 사안"이라면서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선도적으로 물 순환 회복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곳이 서울시"라고 밝혔다.

실제 서울시는 지난 2005년 빗물관리 조례와 2014년 저영향개발 사전협의제도를 전국 최초로 제정했다. 저영향개발은 투수포장, 식생수로 같은 물순환시설 설치 등을 통해 개발이 물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 개발 이전 상태와 최대한 가깝게 만들기 위한 도시개발기법이다.

최 국장은 "서울시는 그동안 1196억 원(2006~2019년)의 공공예산 투입과 저영향개발 사전협의 제도의 정착으로 지난해까지 서울시 면적의 약 1.2%에 해당하는 자연 물순환 공간을 확보했다"며 "수치로 많지 않은 실적이지만 개발수요가 많은 서울시에서 불투수면의 증가추세가 꺾인 것은 의미 있는 성과"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의 장기간 노력은 역대 최장 기간 장마가 있었던 올해 효과를 보여줬다. 서울시가 빗물을 흡수할 수 있는 지표면을 넓혀온 결과, 하천으로 곧바로 흘러가는 비의 양이 줄어들었고 수해도 피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한 단계 더 나간다는 계획이다. 올해 '서울 2040 물순환 회복 기본계획'을 수립해 서울시 각 지역에 맞는 물순환 회복 목표 설정과 통합물순환 유역관리 체계가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기본계획은 단기적으로는 도시의 물관리 기능과 도시쾌적성을 향상하고 장기적으로는 기후변화 대응과 도시 지속성을 확보하는 정책방향을 재정립하는 내용이다. 서울시는 하천에 따라 26개 지천유역과 1450개의 소구역을 나눴으며 구역별 물순환 상태를 분석한 후에 지표면의 온도, 침투량 증가, 수질개선, 생태경관 개선 등 유형별 관리가 가능하도록 물순환 관리 체계를 8개로 구분해 관리할 계획이라는게 그의 설명했다.

그는 "2030년까지 자연증발산 면적 24㎢를 추가로 확보하고 서울의 평균기온을 0.4도 정도 낮출 것이다. 이어 2040년까지는 0.7도가 낮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국장은 "도시에서 자연물순환공간이 주는 효과는 매우 다양하고 시민에게 직접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현재의 우리가 물순환의 가치와 필요성을 공감하고 소중히 관리하면 우리 세대를 지나 다음세대에게 쾌적하고 건강한 환경이 배가 되어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약력
▲1972년 진주 ▲서울시 물재생계획과장▲서울시 한강사업본부 시설부장 ▲서울시 도시계획과장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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