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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형제' 비극 순간 엄마 어디에…"자활근로 끊겨 밤새 박스작업"

뉴스1

입력 2020.09.17 16:30

수정 2020.09.18 08:12

지난 14일 오전 11시16분께 인천시 미추홀구의 한 빌라 건물 2층 A군(10) 거주지에서 불이 나 A군과 동생 B군(8)이 중상을 입었다. 사고는 어머니가 집을 비운 사이 형제가 단둘이 라면을 끓여먹으려다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인천 미추홀소방서 제공)2020.9.16/뉴스1 © News1 박아론 기자
지난 14일 오전 11시16분께 인천시 미추홀구의 한 빌라 건물 2층 A군(10) 거주지에서 불이 나 A군과 동생 B군(8)이 중상을 입었다. 사고는 어머니가 집을 비운 사이 형제가 단둘이 라면을 끓여먹으려다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인천 미추홀소방서 제공)2020.9.16/뉴스1 © News1 박아론 기자

(인천=뉴스1) 박아론 기자 = 어머니가 집을 비운 사이 단둘이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 발생한 불로 중태에 빠진 초등생 형제의 어머니가 전날 밤부터 다음날 사고 발생까지 귀가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미추홀구와 소방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전 11시16분께 인천시 미추홀구 용현동 도시공사 임대주택인 3층짜리 빌라 2층에서 발생한 불로 중태에 빠진 A군(10)과 B군(8) 형제의 어머니는 전날 저녁에 외출해 사고 발생 직전까지 귀가하지 않았다.

A군 형제의 어머니 C씨는 사고 발생 후 조사기관에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자활근로를 해왔는데,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일이 끊겼다"면서 "친구가 박스 붙이는 일을 하는데, (돈을 벌고자) 그 일을 도와주러 전날 저녁부터 집을 비웠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C씨는 남편 없이 어린 두 자녀를 돌보고 있었다. 그는 2015년부터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을 해 수급자로 지정됐다.
이후 지난해 7월25일 조건부수급자로 변경됐다. 조건부 수급자는 자활근로를 하면 자활급여를 받을 수 있다.

이에 C씨는 생계급여와 주거급여 외에 본인 근로 시간에 따라 자활근로급여도 받게 된다.

뉴스1 확인결과 C씨는 지난 6월과 7월 자활근로를 했다. 6월에는 70만원, 7월에는 67만원을 수령했다. 이에 생계급여와 주거급여 명목으로 90만~94만원을 수령한 것에 더해 자활근로비도 함께 수령해 한달에 160만원가량을 지급받았다.

그러나 8월에는 자활급여비를 13만원 받았다.

다만 구에서는 코로나19로 자활근로 일이 끊기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구는 "C씨의 진술과 관련해서는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사고는 지난 14일 오전 11시16분께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 도시공사 임대주택인 4층짜리 빌라 2층 A군 형제의 거주지에서 발생했다.

불은 당시 B군 형제가 집 안에서 라면을 끓이던 중 발생했고 이에 놀란 형제가 119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당시 B군 형제는 신고 당시 정확한 위치를 말하지 못하고 "살려주세요"만을 외친 채 전화를 끊었다.

이에 소방은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통해 B군 형제 빌라를 찾았다. 그러나 B군 형제는 중상을 입은 뒤에 발견됐다. B군은 전신에 3도 화상을, C군은 1도 화상에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이들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사고 발생 나흘째인 현재까지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씨는 2018년부터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 등에 신고가 접수돼 아동복지법 위반(신체적 학대 및 방임) 혐의로 불구속 입건돼 지난 8월말 검찰에 넘겨진 상태다.

이 기간 중 이번 화재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C씨의 추가 혐의 수사 여부를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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