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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구 적출 없이 방사선으로 종양 제거, 시력 보존도 가능 [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17 16:33

수정 2020.09.17 16:33

안구종양 근접방사선치료
안구 적출 없이 방사선으로 종양 제거, 시력 보존도 가능 [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강남세브란스병원 의료진이 근접방사선치료 '루테늄 아이플라크' 를 이용해 안구종양을 치료하고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강남세브란스병원 의료진이 근접방사선치료 '루테늄 아이플라크' 를 이용해 안구종양을 치료하고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포도막 흑색종은 눈 속에서 혈관이 풍부한 포도막이라는 부위에 악성종양이 발생한 것입니다. 포도막 흑색종은 가장 흔한 원발성 안내 악성 종양입니다. 미국의 경우 인구 100만 명당 6명 정도로 발생하고 동양인은 백인의 약 3분의 1 정도의 유병률이 나타납니다. 국내에서 포도막 흑색종 환자는 다른 암에 비해 비교적 이른 나이인 50대 초·중반에 발생합니다.


포도막 흑색종의 정확한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GNAQ 혹은 GNA11 유전자 변이가 대부분의 공통적인 요인으로 발견됩니다. 포도막 흑색종은 초음파 검사나 도상 검안경 검사, 전산화 단층 촬영, 형광안저촬영 등을 통해서 진단이 가능합니다. 치료는 경동공온열치료, 냉치료, 국소적 절제술, 안구적출술 등이 시행됩니다. 또 종양이 눈 이외의 부분으로 전이가 될 경우에는 전신적인 항암요법 및 방사선 치료를 받게 됩니다.

최근에는 포도막 흑색종 치료를 위해 안구적출을 하는 대신 '안구종양 근접방사선치료'로 치료합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조연아 교수는 "최근 근접방사선치료 '루테늄 아이플라크' 장비를 구축하고 치료를 시작했다"며 "기존 수술법은 안구를 적출해 의안을 착용해야 했지만 근접방사선치료 도입으로 안구도 보존할 뿐 아니라 일정 수준의 시력 보존도 가능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치료법은 방사선을 방출하는 루테늄 동위원소 금속판을 안구에 부착해 방사선 조사로 종양을 제거하는 방법입니다. 수술 후 7일 이내에 금속판을 제거하게 돼 빠른 일상 복귀가 가능해졌습니다.

우리 눈을 둘러싼 3개의 층 중 중간층을 형성하는 조직을 포도막이라고 부릅니다. 이 막은 혈관이 풍부한 조직으로 막이 검은 포도알처럼 보인다고 해서 포도막이라고 불립니다.

또 어린이에게 잘 생기는 망막모세포종도 근접방사선치료로 안구 보존의 목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습니다.

망막모세포종은 망막의 시신경세포에서 발생하는 원발성 악성 종양입니다. 안과 의사들이 환자들에게 눈에 대해 설명할 때 흔히 눈을 카메라에 많이 비유합니다. 카메라의 렌즈 부분을 눈의 검은 동자에 비유한다면 카메라의 필름 부분은 눈의 가장 안쪽인 망막이라는 부분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망막모세포종은 바로 이 망막 부분에 생기는 종양입니다.


소아의 눈에 흔하게 발생하며 소아암(악성종양)의 3~4%를 차지합니다. 주로 영유아기에 발견이 되며 소아 실명 원인의 5%가 망막모세포종 때문입니다.


한편, 안구종양에 대한 근접방사선치료는 지난해 12월부터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돼 환자들의 비용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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