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사업적 성공과 거리가 멀었던 까닭이 뭘까. 과학과 기술은 인류의 삶을 위해 공유해야 한다는 그의 철학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카피라이트(저작권)에 그다지 연연하지 않았으니, 목돈을 챙길 수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4차 산업혁명이 그의 이름을 다시 소환했다. 일론 머스크와 트레버 밀턴이라는 두 기업가가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와 수소트럭업체 '니콜라'를 창업하면서다.
순항하던 니콜라가 최근 복병을 만났다. 공매도 업체 힌덴버그가 수십 가지 거짓말을 기반으로 한 사기업체라는 주장을 담은 보고서를 내면서다. 2018년 니콜라가 내놓은 주행영상 속 트럭을 겨냥, "자체 동력 없이 언덕에서 밀어 굴러 내렸다"는 폭로가 대표적이다. 이에 니콜라 측은 "공매도 업체의 시세조작"이라고 반격했다. 그러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법무부가 조사에 착수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사실 현재 기술로는 수소차가 비경제적이다. 전기 등으로 제조한 수소를 차 안에서 산소와 결합시켜 모터를 구동하는 방식이어서다. 그럴 바엔 전기차가 나을 수도 있다. 수소차에 뛰어들었던 벤츠·BMW 같은 전통 기업들은 수지가 안 맞는다며 손을 떼고 있다. 니콜라 사기설의 결말을 속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특히 니콜라모터스 같은 혁신 스타트업은 완성된 기술로 출발하는 건 아니다. 비전을 내놓고 퍼즐을 맞추듯 기술을 구현해 나가는 게 상례다. 창업자 밀턴이 '사기꾼이 되느냐, 대박 행진이냐'도 기술혁신이 판가름할 것이다. 효율적 수소연료전지와 값싼 '그린 수소'를 여하히 생산, 조달할 역량을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란 말이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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