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달 넘게 하루 신규 확진 100명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이유는

뉴시스

입력 2020.09.18 05:00

수정 2020.09.21 16:24

정부 "TK, 정점후 안정까지 40일…수도권 2주 더 봐야" 전문가들 "TK와 동일 판단 안돼…감소세 낙관 어려워" 선행 확진자 접촉 비율도 7%p↑…"조용한 전파 지속" "가족 등 소규모 집단감염 연쇄다발적…어려운 상황" "방역-경제 이분법적 해법 잘못…숫자가 전부는 아냐"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지난 10일 오전 광주 북구보건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진단 검사 대상자의 검체를 채취하기 앞서 문진하고 있다. 2020.09.10. sdhdream@newsis.com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지난 10일 오전 광주 북구보건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진단 검사 대상자의 검체를 채취하기 앞서 문진하고 있다. 2020.09.10. sdhdream@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성원 기자 = 한달이 넘도록 하루에 발생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0명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있어 주목된다.

정부와 방역당국은 거리두기 2.5단계 시행 3주, 2단계 적용 4주에 접어들면서 확진자 발생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데다, 지금까지 경험에 비춰볼 때 안정화까지는 앞으로 2주 정도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와 방역당국이 경제적 문제를 놓고 고민하는 동안 방역을 위한 최선의 시간을 놓쳤으며, 뒤늦게 그 같은 상황을 해결하려고 내놓은 방법 또한 틀렸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거리두기 2.5단계로도 감염 전파 고리를 완벽하게 끊지 못한 만큼 지금과 같은 상황이 더 오래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18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국내 발생 현황에 따르면 지난 17일 0시 기준 일일 신규 확진자는 153명이다. 이 가운데 국내발생 환자는 145명이다.

신규 확진자는 지난 8월14일부터 35일째 세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1일 0시 176명이었던 일일 신규 확진자는 12일 136명, 13일 121명, 14일 109명, 15일 106명으로 감소세였지만 16일 113명, 17일 153명으로 다시 증가했다.

최근 2주간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 비율은 조사 이래 사흘째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 4일 0시부터 17일 0시까지 방역당국에 신고된 2013명 가운데 감염경로가 파악되지 않아 조사 중인 확진자는 532명으로 전체 확진자의 26.4%다. 앞서 지난 15일 25.0%, 16일 25.4%로 증가하면서 지난 4월6일 현재와 같은 통계 발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정부와 방역당국은 최근 확진자 발생이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평가하고, 확진자 발생 규모가 지금보다 줄어들려면 시간이 더 걸린다고 설명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17일 기자단 설명회에서 "대구·경북 유행 때도 일일 신규 확진자가 최대 정점에서 50명대 이하로 내려오기까지 40일 정도 소요됐다. 정점에 이른 뒤 안정적인 수준으로 가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며 "대구·경북 경험을 지켜봤을 때 수도권도 2주 정도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날 정은경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도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확진자 증가가) 2단계로 낮춰서 올라간 것이라고 이야기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본다. 지금 발생하는 확진자들은 대부분 지난주 또는 그 전에 노출됐다"며 "2.5단계를 2주간 강력했기 때문에 하루에 440명이 나왔던 환자 발생 정점을 꺾어서 100명대로 억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당시 대구·경북 상황과 현재 수도권 상황을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엄중식 가천대학교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대구·경북 유행 당시엔 지금과 같은 거리두기 3단계를 설정하지 않은 시점이었지만, 당시 대구에선 3단계에 가까운 수준으로 이동량이 대폭 감소했다"며 "지금 수도권에선 당시 수준처럼 3단계를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낙관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엄 교수는 "3단계에서 완벽하게 끊어낼 수 있는 전파 고리를 2.5단계, 2단계를 실시하면서 부분적으로만 끊었기 때문에 놓친 부분에서 전파가 일어나는 것"이라며 "그 때문에 100명대의 확진자 발생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4일 0시부터 17일 0시까지 신고된 2013명의 신규 확진자 중 26.4%인 532명이 감염경로를 아직 알 수 없는 상태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4일 0시부터 17일 0시까지 신고된 2013명의 신규 확진자 중 26.4%인 532명이 감염경로를 아직 알 수 없는 상태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최근 2주간 확진자 중 선행 확진자의 접촉자 비율이 이달 들어 7%포인트나 증가한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1일 0시까지 신고된 4421명의 확진자 중 선행 확진자와 접촉 후 감염된 확진자는 1211명으로 27.4%였다. 그러나 이달 4일부터 17일 0시까지 신고된 2013명 중 선행 확진자의 접촉자 비율은 34.4%로 7%포인트 늘어났다.

선행 확진자의 접촉자 비중이 늘어난 점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역사회 '조용한 전파'가 가족과 소규모 모임 등으로 이어지면서 집단감염 사례가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천은미 이화여자대학교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물류센터에서 확진자가 100명이 나오는 것과 가족·모임·직장에서 소규모 집단감염이 연쇄 다발적으로 나오는 것은 다른 차원"이라며 "한 곳에서 확진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했다면 접촉자들을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지금은 소규모 집단감염이 연쇄다발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선행 확진자의 접촉자엔 감염경로 불명인 확진자에게 노출돼 감염된 사람들이 포함됐을 것"이라며 "지표환자의 감염경로를 알 수 없다면, 사실상 이들의 감염경로도 알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정부와 방역당국이 현재 상황을 더 냉철하게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엄 교수는 "정부가 안일하기보다는 해법이 잘못됐다. 방역을 강화해서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을 다른 방법으로 풀어내야 하는데, 오히려 방역을 완화해서 풀어내려고 하기 때문에 방역의 약점이 드러나고, 확진자가 줄어들지 않는 것"이라며 "거리두기가 완화된 현재 상황에서 만약 확진자가 대량으로 발생한다면 경제적인 충격은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 역시 "지금 역학조사로 찾아내고 있는 감염 사례들은 사실 앞서 광화문집회와 사랑제일교회 집단감염 사례가 일단 해결되면서 미처 찾지 못했던 감염 사례를 찾기 시작한 것"이라며 "방역당국에 신고된 확진자가 전부가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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