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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치료제 '아지스로마이신' 심혈관 위험 높일 가능성

뉴스1

입력 2020.09.18 06:50

수정 2020.09.18 06:50


(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로 쓰이던 항생제 '아지스로마이신'이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 증가에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미국에서 공개됐다. 앞서 아지스로마이신과 함께 코로나19 치료에 쓰이던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또한 심혈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로 긴습사용승인이 취소됐었다.

미국 시카고에 위치한 일리노이대학교(UIC) 연구진은 16일(현지시간) 잠재적인 코로나19 치료제로 쓰였던 아지스로마이신이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아지스로마이신은 코로나19 초기 유행 당시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함께 병용돼 환자들의 치료에 많이 사용됐던 약물이다.

아지스로마이신에 앞서 코로나19 치료에 쓰이던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복용이 비정상적인 심장 박동이나 심장 마비 등의 심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6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코로나19 관련 긴급사용승인을 취소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의사협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아지스로마이신과 심혈관 질환 및 QT(심장의 전기활동) 간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페니실린계 항생제 '아목시실린'을 비교했다. 연구원들은 2009년에서 20015년까지 심장질환으로 병원에 입원했거나 응급실을 방문했던 민간 건강보험에 등록된 환자 400만명을 대상으로 병원 방문 후 5일 이내에 아목시실린 또는 아지스로마이신 복용 여부를 조사했다.

심장에는 자발적으로 규칙적인 전기를 발생시키고 심장 전체로 전기 신호를 전달하는 전기전달 체계가 있다. 근육이 수축하기 위해서는 전기가 발생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기기능에 문제가 생길 경우 불규칙한 심장박동인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다.

연구진은 아목시실린과 비교해도 아지스로마이신이 심장질환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게 높지는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 실제로 두 약물 모두 심혈관계 이상이 발생한 확률이 매우 낮았으며 가장 심혈관계 이상 증상은 실신과 심계항진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심장의 QT 간격에 영향을 미치는 'QT 간격 연장유발 약물'과 아지스로마이신을 함께 복용했던 환자들은 QT 간격 연장유발 약물과 아목시실린을 함께 복용했던 환자들보다 심혈관 이상을 일으킬 확률이 40%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구진은 이전 연구결과에 따르면 아지스로마이신을 처방받은 환자 5명 중 1명은 이러한 QT 간격 연장유발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QT 간격 연장유발 약물에는 안지오텐신전환효소(ACE) 억제제, 베타(β)-아드레날린수용체를 차단하는 베타차단제와 같은 혈압약과 일부 항 우울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및 클로로퀸, 마약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 약물 그리고 근육이완제 등이 포함된다.

파텔 교수는 "QT 간격 연장유발 약물과 아지스로마이신은 모두 흔하게 처방 가능한 약물"이라며 이들 조합이 심장질환을 일으킬 확률 자체는 낮지만 심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나 기타 다른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아지스로마이신을 사용한 연구자들은 QT 간격 연장유발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들에게 아지스로마이신을 처방하는 것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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