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가족들, 정부가 은폐하고 대응에 실패해 폭발적으로 확산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코로나19에 희생된 유가족들이 소송을 계획하고 있지만 정부가 이를 차단하며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코로나19 최초 발원지로 알려진 우한에선 지금까지 거의 3900명이 숨졌다. 중국 전체 사망자가 4634명인 점을 감안하면 10명 중 8~9명이 우한에서 희생됐다.
유족들은 코로나19가 지난해 처음 발병했을 때 후베이성과 우한 지방정부가 이를 은폐했고 대중에게 경고하지 않았으며 대응에 실패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로 인해 코로나19가 통제 불능 상태로 폭발적으로 확산됐다는 것이다.
종모씨(67)는 “정부는 전염병이 자연재해라고 말하지만 심각한 결과는 사람이 만든 것”이라며 “우리는 산산조각이 부서졌고 다시는 행복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유족들은 우한 중급인민법원에 정부를 상대로 각각 200만 위안(약 3억4600만원)의 손해배상과 공개 사과를 요구하는 소송을 최소 5건 제기했다.
그러나 법원은 불특정 절차상의 이유로 소송을 기각했다고 현재 미국에 거주하는 중국 활동가 양잔칭은 말했다. 양씨는 비밀리에 유족에게 법적 자문을 제공하는 20여명의 중국 변호사들을 조직화하고 있다. 그는 법원의 거절이 법적인 공식 서면이 아니라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한 퉁명스러운 전화로 이뤄졌다고 비판했다.
유족들은 또 수십명의 다른 희생자 가족들이 소송을 제기하지 말라는 정부의 압력을 받고 있으며 변호사들은 그들을 돕는 것에 대해 경고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지난해 12월 우한에서 발생했지만 정부는 당시 이를 경고하는 의사들에게 오히려 조용히 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우한 정부는 1월말까지 경보도 발령하지 않았다는 게 유족들의 지적이다.
유족들은 소셜미디어계정(SNS)으로 이를 비난하자, 우한 정부가 자신들의 주장이 사기라는 허위 사실을 유포했으며 SNS계정도 정지시켰다고 전했다.
활동가 양씨는 중국 정부의 공개적인 사과는 상상할 수 없지만 결국 일부 사족의 요구는 조용히 들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최고 법원에 항소할 계획이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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