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두 선물 가격이 18일(이하 현지시간) 2년여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중국의 수요가 대폭 늘어난 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시카고선물거래소(CBOT)에서 대두 선물 근월물 가격은 부셸당 10.43달러로 마감해 2018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8월 이후 16% 넘게 급등했다.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요증가가 가격을 급격히 끌어올리고 있다.
미 농무부(USDA)에 따르면 지난 1일 새 영업연도가 시작된 이후 미국의 대중 대두 수출 규모는 1700만T을 넘어섰다. 8월말 마감한 전 영업연도 수출 규모 역시 그 전해 기록을 20% 웃돌았다.
튜크리엄 트레이딩의 농산물 부문 책임자 샐 길버티는 "중국의 수요가 엄청나다"면서 "중국은 역대 그 어느때보다 미국산 대두를 빠른 속도로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이 급증하는 것은 중국이 양돈산업을 재건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중국은 지난해 돼지열병으로 양돈산업이 쑥밭이 된 뒤 재기에 나서고 있다.
돼지를 비롯한 가축 사료로 주로 활용되는 대두 수요가 급증한 배경이다.
중국의 대두 수입이 급증하면서 미중 무역 긴장 속에 가격 붕괴를 우려하던 미 농민들은 일단 한시름 덜게 됐다.
중국은 지난 1월 미국과 1단계 무역합의를 통해 농산물을 포함해 올해와 내년에 걸쳐 미국산 제품을 이전보다 약 2000억달러어치 더 사들이기로 약속한 바 있다.
중국이 약속을 이행하기 이전에는 미국산 농산물 가격이 바닥을 기고 있었다.
USDA가 올해 옥수수와 콩 작황이 사상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 가운데 국내외 수요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불확실하다는 점 때문에 농산물 가격은 저조한 흐름을 보인 바 있다.
중국의 수요가 이를 한 방에 날려 버린 것이다.
DC 어낼리시스의 댄 체칸더는 중국이 올 영업연도에 해외에서 최대 1억T 규모의 대두를 수입할 것이라면서 이 가운데 상당분이 미국산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전망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중국의 수입은 아직 현실화한 것이 아니어서 선적이 언제든 취소될 수 있기 때문에 대두 가격 상승세가 지속된다는 보장은 없다고 WSJ은 전했다.
퓨처스 인터내셔널의 선임 농업 부문 애널리스트 테리 라일리는 "중국은 원하는 농산품을 예약할 능력이 있지만 실제로 예약한 농산물들을 중국이 가져가는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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