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21대 국회, 사흘에 한번 꼴 기업옥죄는 '반기업법'

안승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21 13:04

수정 2020.09.21 13:04

개원후 3개월간 기업부담법안 284건 발의
대한상의, 11개 신중입법 27개 조속입법 리포트
합리적 대안 모색을 포함한 신중한 논의’를 제안 
21대 국회 주요 입법현안 및 과제. 대한상의 제공
21대 국회 주요 입법현안 및 과제. 대한상의 제공
[파이낸셜뉴스] 21대 국회가 출범한 이후 사흘에 한 번꼴로 기업들의 경영 숨통을 옥죄는 '반기업법'을 쏟아낸 것으로 나타났다. 재계는 정부와 여당이 추진 중인 관련 입법에 대해 무조건 반대하자는 게 아니라,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21대 국회 개원 후 석 달간 발의된 부담법안은 284건이라고 밝혔다. 20대 국회와 비교하면 부담법안이 약 40% 증가한 수준이다. 산술적으로 사흘에 한 번씩 부담법안을 내놓은 셈이다.

이 중에는 상법, 공정거래법 등 기업경영에 영향이 큰 법안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는 데다, 여야 모두에서 입법에 찬성하고 있어 기업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

상의는 이날 '주요 입법 현안에 대한 의견'을 담은 상의리포트를 국회에 제출했다.
상법·공정거래법 등 기업경영에 주는 영향을 고려해, 경제계가 제시한 대안 등을 함께 살펴달라는 뜻이다.

상의는 리포트에서 기업경영에 중대한 영향이 예상되는 11개 신중 논의 과제를 선별해 경제계 의견과 대안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 피해지원 및 투자 활성화, 미래산업 발전, 서비스산업 발전, 기업경영환경 개선 등 4대 부문 27개 조속 입법과제에 대한 의견도 전달했다.

먼저 상의는 '상법개정안' 중 감사위원 분리선출에 대한 보완장치 마련을 요구했다. 감사위원은 감사 역할도 하지만, 기업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멤버이다. 분리 선출하면 대주주 의결권이 3% 이내로 제한된다.

이는 회사 측 방어권을 극도로 제약해 해외투기펀드가, 이사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우리 정부와 국회가 대문을 활짝 열어주는 격이 된다는 게 재계의 우려다.

상의는 감사위원 분리선출제도를 꼭 도입해야 한다면 투기펀드가 이사회에 진출을 시도할 때 한해 대주주 의결권 3%룰을 풀어줄 것을 대안으로 요청했다.

'공정거래법 개정안' 중 내부거래 규제대상 확대에 대해서는 지주회사 소속기업들은 대부분 내부거래를 의심받는 규제대상이 된다고 지적했다. 규제를 강화하더라도 지주회사가 아닌 기업 및 지주회사 소속기업들이 지주회사 밖 계열사와 거래하는 등의 경우에 적용하고, '지주회사 소속기업 간에 이뤄지는 거래에 대해서는 예외로 인정'해 달라는 대안을 제시했다.

공익법인이 보유한 계열사 주식에 대한 의결권을 15%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기존에 출연된 주식에 대해서는 '소급적용 배제', '사회공헌활동에 충실한 공익법인 적용배제'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한편 상의는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해 해고자·실직자까지 노조 가입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노조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신중한 입법을 요구했다. 정부 개정안이 노동권 강화에 치중해 노사간 힘의 불균형을 심화시킬 수 있는 만큼, 기업의 방어권도 선진국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법 개정안의 보완책으로 △해고자·실직자의 사업장 출입 원칙적 금지 △모든 형태의 직장점거 파업 금지 △노조전임자 급여지급 금지규정 삭제시 '근로시간면제제도' 틀 유지 △파업시 대체근로 금지규정 삭제를 요구했다.

상의는 이 밖에 △중대재해 발생시 사업주를 형사처벌하는 내용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한전·수은·산은·무보 등의 석탄화력발전 해외수출 지원을 금지하는 '해외석탄발전 투자금지 4법' △계열사 보유주식 평가기준을 취득원가 대신 시가로 전환하는 '보험업법' 등에 대해서도 실효성과 기업부담 등을 면밀히 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 코로나 피해산업 지원과 기업투자 활성화에 국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주문하면서 △상반기 종료된 개별소비세 70% 감면 연장 △면세점 특허수수료를 한시적으로 감면 △항공기의 취득세·재산세 면제 등의 내용을 담은 법안을 국회가 조속히 발의·처리해 줄 것을 건의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우리는 지금 저성장 고착화냐 재도약의 기로에 서 있다"며 "미래 먹거리인 자율주행, 비대면 서비스 등 신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낡은 법과 제도정비에 국회가 힘써달라"고 호소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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