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업·종목분석

'배틀그라운드' 크래프톤, 카뱅 보다 먼저 상장하나?

김민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24 16:25

수정 2020.09.24 16:29

배틀 그라운드(펍지 제공)
배틀 그라운드(펍지 제공)
[파이낸셜뉴스]카카오게임즈를 뛰어 넘는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히는 크래프톤이 증시 상장을 위한 첫발을 뗐다. 일각에서는 해외 시장에서 상장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국내 상장으로 방향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최근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해 국내외 다수 증권사에 입찰제안요청서를 발송했다. 크래프톤의 CFO가 JP모건 출신이라 해외 상장 이야기도 나왔지만 이날 입찰제안요청서가 발송되면서 내년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에 나서는 것으로 사실상 확정됐다.

그동안 크래프톤은 상장과 관련해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날은 회사 관계자도 "기업공개(IPO)를 위한 절차가 공식적으로 시작됐다"고 말했다.

크래프톤은 최근 성공적으로 증시에 입성한 카카오게임즈보다 실적이나 개발력 등 측면에서 우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게임업계와 증권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표작인 1인칭 슈팅게임(FPS) '배틀그라운드'가 PC·모바일에서 모두 전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면서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미 영업 실적 측면에서는 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 등 이른바 게임업계 빅3인 '3N'에 버금간다.

크래프톤은 올해 2·4분기 연결 기준 매출 3790억원, 영업이익 1612억원을 기록했는데, 영업익 기준으로 국내 게임업체 중에선 넥슨(3025억원)과 엔씨소프트(2090억원) 다음이며 넷마블(817억원)보다 많다.

이에 최근 공모주 열기가 앞으로도 이어진다면 상장 직후 크래프톤의 시가총액이 수십조원에 달하리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 장외시장에서 크래프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올라가고 있다. 카카오게임즈 상장 전에 주당 130만원 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호가가 170만원을 넘어선 상황이다. 증권 업계에서는 상장 때까지 200만원까지 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또 크래프톤의 경우 카카오뱅크보다 빨리 상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지분 구조가 복잡해 지분 정리에 시간이 걸리고, 회계기준을 맞추기 위해서는 자본금도 높여야하지만 크래프톤은 이미 지분 구조 정리가 끝난 상황이라 바로 상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최근 모회사 개념이었던 블루홀을 독립스튜디오로 분리시키면서 내부 조직 정비도 마쳤다.

특히 최근 카카오게임즈,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공모주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 자금이 몰리고 있고, 주식 시장이 뜨거운 상황에서 빠르게 상장을 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미국 시장이 흔들리면서 국내 주식 시장 역시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어 내년 하반기 상장을 준비하는 업체들도 최근에는 일정을 당기며 내년 상반기 안에 상장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최근 인도 정부가 '배틀그라운드(배그) 모바일'을 현지 유통하는 중국 텐센트를 퇴출시키면서 하반기 실적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신작인 엘리온의 흥행 여부도 상장에 일부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편 크래프톤이 기업공개(IPO)를 본격 추진한다는 소식에 게임회사 넵튠 역시 강세를 보였다. 이날 넵튠은 전 거래일 대비 12.28% 상승한 1만2800원에 거래됐다.
6월 30일 기준 넵튠은 크래프톤 주식 8만6666주(1.07%)를 보유하고 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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