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유통의 미래는 데이터·ICT… 규모의 경제로 이익 창출" [제13회 유통혁신포럼]

조지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24 17:10

수정 2020.09.24 18:25

김경돈 11번가 MI Lab장 · 김종훈 마켓컬리 최고재무책임자 강연
김경돈 랩장 "온·오프라인 경계 무너져"
김종훈 CFO "소상공인들도 동반성장"
김경돈 11번가 MI Lab장
김경돈 11번가 MI Lab장
김종훈 마켓컬리 최고재무책임자
김종훈 마켓컬리 최고재무책임자
온라인 유통산업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소비 성향이 강해지면서 전성기를 맞았다. 유통기업들엔 성장의 기회이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지형에서 혁신에 나서야 하는 과제도 안겨줬다. 파이낸셜뉴스 주최로 2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제13회 유통혁신포럼에서는 온라인 유통산업의 장밋빛 전망과 함께 성장의 한계성이 제기됐다.

새로운 경험 제공이 핵심


김경돈 11번가 MI Lab장은 이날 강연에서 미래 유통산업 전략에 대해 "유통의 넥스트 웨이브(새로운 미래)는 데이터와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새로운 경험을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탈레스 테이셰이라의 저서 '디커플링'에서 제기된 온라인 쇼핑의 종말을 거론하면서 "e커머스의 전성기는 지났다. 온라인 쇼핑은 더 이상 버티면 안 되고 넥스트 웨이브를 준비해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한국은 e커머스 보급률이 약 30%로, 중국과 함께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 전체 유통산업 가운데 e커머스는 두자릿수 이상 성장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음식, 농축산품, 생활용품 분야는 혜택을 받은 반면 여행, 교통, 문화·공연 등은 타격을 받았다. 이처럼 코로나19 영향은 분야별로 차별적으로 나타나고, 규모가 커지면서 성장률은 둔화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김 MI Lab장은 미래의 유통산업에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결합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통기업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된 새로운 쇼핑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오프라인 시장에서 더 이상의 성장을 만들기 어려워지면서 전통적 오프라인 유통강자가 온라인으로 많이 치고 들어왔다"며 "유통산업에서 비즈니스모델은 더 이상 온라인·오프라인 구별이 의미가 없어지는 세상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MI Lab장은 '지금은 드론 배송이 재밌는 이야깃거리일 수 있지만 몇 년 뒤에는 드론으로 다 물건 받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그는 ICT와 데이터를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무기이자 도구'로 꼽았다.

규모의 경제로 수익성 개선


김종훈 마켓컬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장기적 관점에서 새벽배송을 비롯한 e커머스 산업이 안정기에 돌입하면서 수익성이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CFO는 제13회 유통혁신포럼에서 e커머스의 수익성에 제기되는 의구심에 대해 "수익성이 없고, 사업성이 없는 모델을 무모하게 밀어붙이는 경영진은 없을 것"이라며 "장기적 계획에 따라 여러 조건들이 잘 이뤄지면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그는 "기본적으로 e커머스에서는 신규고객 확보에 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며 "한번 돈을 주고 투자해서 유치한 고객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 사업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장기적 관점에서 매출을 일으킬 것을 예상하고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에 많은 비용이 발생하고, 확장기에는 손실이 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신규고객 확보비용(CAC)은 장기적 반복 매출 확보를 위한 투자비용의 성격인 셈이다.

그러면서 김 CFO는 고객 재구매율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실제 마켓컬리 고객의 재구매율은 70%에 육박한다. 일반적 e커머스 고객 재구매율의 2배가량이다. 김 CFO는 규모의 경제를 통한 비용절감으로 새벽배송의 수익성이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당연히 비용 측면이 개선된다"며 "매년 3~4배 성장을 통한 규모의 경제에서 오는 이득이 발생하고, 산업이 안정화되는 시기가 오면 적정한 이익을 낼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실제 마켓컬리는 지난 2015년 설립 이후 연평균 400% 성장했다. 580만명의 회원을 확보, 올해 월 거래액이 1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최근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비대면 서비스가 인기를 얻으면서 꽃과 도서 등 새로운 상품군으로 새벽배송이 확대되고 있다.
김 CFO는 새벽배송 업체의 등장으로 소상공인 및 소규모 생산자들도 동반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소상공인, 소규모 생산업체들도 온라인 채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마켓컬리의 전체 제품 매입 가운데 90% 이상이 소규모 업체"라고 전했다.

특별취재팀=박신영 차장(팀장) 조윤주 차장 이정은 강규민 조지민 기자 김나경 김지환 김태일 조윤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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