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美 기술주 약세에 환율 리스크까지… 서학개미 "나, 떨고있니" [글로벌 증시 조정 국면]

김미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24 18:02

수정 2020.09.24 18:02

나스닥, 이달 9.7% 급락 조정 진입
테슬라 16% 하락에 6000억 손실
‘사기 논란’ 니콜라도 25% 폭락
환율 약세에 환차손 우려도 커져
코스피 지수 2300 선이 붕괴됐다. 24일 증시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날 대비 60.54포인트(2.59%) 내린 2272.70, 코스닥 지수는 전날 대비 36.50포인트(4.33%) 내린 806.95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8.3원 오른 1172.7원에 마감했다.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코스피 지수 2300 선이 붕괴됐다. 24일 증시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날 대비 60.54포인트(2.59%) 내린 2272.70, 코스닥 지수는 전날 대비 36.50포인트(4.33%) 내린 806.95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8.3원 오른 1172.7원에 마감했다.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최근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 등 미국 주요 지수가 급격하게 조정을 받으면서 '서학개미(해외주식 직구족)'들이 좌불안석이다. 테슬라와 애플 등 국내 개인투자자가 선호하는 종목들이 최근 큰 폭으로 떨어져 손실이 커진 데다 원·달러 환율도 하락하면서 환차손까지 우려되는 것이다.

24일(이하 현지시간)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주요 지수는 최근 강한 조정을 받고 있다. 23일 미국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일에 비해 525.05포인트(1.92%) 급락한 2만6763.13,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78.65포인트(2.37%) 밀린 3236.92로 장을 마쳤고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 지수는 330.65포인트(3.02%)나 하락한 1만632.99로 마감됐다. 이에 따라 지난 3월부터 70% 오른 나스닥은 이달에만 9.7%나 추락했다.

나스닥지수가 조정을 받으며 미국 정보기술(IT)주에 집중 투자한 국내 개인투자자의 손실도 불어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들고 있는 주식 상위 5개 종목은 테슬라(40억6226만달러), 애플(23억5857만달러), 아마존(18억9589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11억4415만달러), 엔비디아(10억9933만달러) 등이다.

이 가운데 테슬라 주주들의 타격이 제일 크다. 지난 22일 5.60%나 떨어진 테슬라 주가는 23일에도 10.34% 급락, 이틀 새 15.94%나 떨어졌다. 테슬라 주가 급락으로 이틀 새 서학개미들도 6000억원 규모의 손실을 보게 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전기차 배터리 신기술 등을 설명하는 '배터리 데이' 행사를 했지만 투자자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오며 실망매물이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미국 33개 증권사는 테슬라의 평균 목표가를 105달러 낮춘 305달러로 제시하기도 했다.

테슬라 외에 애플 주가가 4.2% 하락했고 아마존 4.1%, 마이크로소프트 3.3% 등 국내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대부분의 IT 주식 가격이 떨어졌다.

특히 사기 논란에 휩싸인 니콜라 주가 역시 25.82% 폭락한 21.15달러를 기록했다. 현재 국내 개인투자자가 보유한 니콜라 주식은 1억2692만달러(약 1480억원)가량으로, 전체 투자자는 하루에만 392억원어치의 손실을 보게 된다.

문남중 대신증권 장기전략리서치부 선진국팀 팀장은 "나스닥은 3월 저점 형성 후 70% 넘게 오른 후 3·4분기 조정국면에 들어가며 단기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현재 기술주 비중을 확대하기에는 위험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4·4분기부터 증시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아지면 나스닥을 중심으로 한 기술주 등 성장주의 상승이 재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달러 환율 약세에 환차손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 21일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58.0원으로 마감, 지난 1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내며 투자자의 손실을 키웠다. 24일에는 1172.80원으로 반등하며 마감했지만 시장에선 당분간 약달러 추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원화와 위안화 동조화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고, 국내 주식시장에 외국인 순매수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점 등은 원·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과 일본, 홍콩, 중국 등에 투자하고 있는 전체 규모는 349억1000만달러에 달한다.
이 중 미국주식이 252억3800만달러로 전체의 72.29%를 차지한다.

mjk@fnnews.com 김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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